SKT 제출 월 5만9천원·24GB 이외 4만9천원·8GB 준비도
시민단체 "이통사 역대급 실적, 고가요금제로 이룬 것"
공은 정부로…과기정통부 이달 안에 수리 여부 결정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5G 중간요금제가 출시도 되기 전부터 논란이 뜨겁다. 이동통신 3사가 역대급 실적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준비 중인 요금제 수준이 물가 안정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에 실제 데이터 사용량에 맞는 수준을 반영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요금제가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19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11일 5G 요금제 3종과 온라인 전용 요금제 2종에 대한 출시 신청서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출했다.
신청서에는 월 5만9000원에 데이터 24GB 제공을 비롯해 월 4만9000원에 데이터 8GB를 제공하는 요금제도 신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SK텔레콤이 제공 중인 가장 저렴한 요금제 월 5만5000원보다 6000원 저렴하면서 데이터 제공량은 2GB 적다. 온라인 전용 요금제로 3만원대 초반에 데이터 8GB 제공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5G 중간요금제는 새 정부가 민생 안정을 위해 추진하는 정책이다. 통신비 부담 절감 취지에서 3분기 출시를 독려하고 있다. 이에 이통3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1일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다음달 안에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현재 거론되는 5G 중간요금제 수준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그동안 12GB 이상 100GB 미만의 ‘중간’ 요금제가 없다는 지적에 따라 요금제 신설이 추진되는 것을 고려하면 24GB가 이에 부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앞서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전문위원은 "5G 중간요금제가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이용자 데이터 소비량에 비례하는 구간별 요금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참여연대와 한국소비자연맹, 민생경제연구소, 소비자시민모임은 서울 용산구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계 통신비 인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최근 이통3사가 역대급 실적을 올리고 있는데, 본연의 사업 경쟁력 강화가 아니라 설비투자 축소 등 비용 절감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있다”며 “배경에는 고가요금인 5G 이용자가 급증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고물가 부담 경감을 위한 통신비 대책은 5G 중간요금제의 조속한 출시 뿐”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이통3사는 10년 만에 연간 합산 영업이익 4조원을 돌파했다. 또 올해 상반기에는 2분기 연속 합산 영업이익 1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이통사가 제대로 된 중저가요금을 검토한다면 고가요금제에 혜택을 몰아주는 데이터 단위가격에 대한 격차를 줄여야한다”며 “저가와 고가에서 최대 30배까지 차이가 나는 데이터 단위가격의 구조적인 모순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자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평균 사용량은 31GB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시민단체는 저가요금제 이용자 차별을 시정하는 방향으로 다양한 5G 중저가요금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가계 통신비 부담을 낮출 방안으로 ▲ LTE 서비스 가격 인하 ▲ 선택약정 할인율 30%로 상향 확대 ▲ 보편요금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상황이 이렇자 이제 관심은 과기정통부에 집중된다. 현재는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선제적으로 요금제를 신고한 상황이라 결정의 공이 넘어갔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동통신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에게 적용하는 유보신고제에 따라 시장 공정경쟁 저해 여부 등을 따져 신고서 제출일로부터 15일 안에 수리 또는 반려를 결정한다. 이에 이달 안에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요금제를 다양화함으로써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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