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5년 정기조사 결과…기후변화·서식지 파괴·난개발 탓
호주 생태파괴 '충격적'…"멸종위기 점점 심해질 듯"정부 5년 정기조사 결과…기후변화·서식지 파괴·난개발 탓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호주의 생태계 파괴가 충격적으로 심각한 상태이며 앞으로 더 심해질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호주 정부는 19일 발표한 2021년 '환경상태 보고서'를 통해 지난 5년간 호주 생태계가 기후변화, 서식지 감소, 외래종 유입, 오염, 자원 난개발 등으로 다수의 생물종과 생태계 전반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2015년 시작한 5개년 계획에 따라 우선보호 21종을 중심으로 2020년까지 일부 종이 회복했지만 2016년 이후 멸종위기종의 수가 8% 증가했다.
게다가 2019∼2020년 대규모 산불의 여파로 개체수가 급감하고 서식지가 줄어 멸종위기종 수는 앞으로 수년간 대폭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그렇지 않아도 호주는 생태 파괴의 속도가 높아 우려를 사왔다.
호주는 최근 200년 동안 다른 어떤 대륙보다 더 많은 종의 포유류가 멸종한 곳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생물종 감소율이 최고 수준이었다.
호주의 명물인 산호 생태계마저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의 악영향으로 해수온도가 상승해 위험에 처했다.
세계 최대 산호초 지대인 호주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2016∼2017년 높은 해수 온도로 인해 대규모 탈색 현상을 겪었다.
그 때문에 호주 북동부와 북서부에 산호초 지대에 사는 해양생물도 연쇄 타격을 받았다.
보고서는 2021년에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가 일부 회복됐지만, 더 높은 온도로 장기간 지속되는 폭염, 극심한 열대 저기압의 영향으로 인해 앞으로 산호초 지대의 상황이 장기간에 걸쳐 악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보고서의 주요 저자 중 한 명인 이안 크레스웰 박사는 호주 AP통신 인터뷰에서 "우리가 자란 호주 땅을 미래세대는 잃어버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보고서의 또 다른 주요 저자이자 시드니 UNSW 대학에서 해양생태학을 연구하는 엠마 존스턴 교수는 호주 공영 ABC방송에 기후변화 재난이 현실로 다가왔다고 한탄했다.
그는 "예전 보고서에서 우리는 기후 영향을 주로 미래형으로 얘기했지만 이 보고서는 그렇지 않다"며 "기후변화가 미치는 광범위한 영향을 우리가 지금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 상태 보고서는 환경보호 및 생물다양성보존법(EPBC ACT)을 토대로 호주 정부가 5년마다 발간한다.
이 보고서는 호주 자연환경의 변화를 대기질, 남극, 생물 다양성, 기후, 해양, 극단적 자연현상, 자연·문화 유산, 원주민, 육지 표면이나 근처에 존재하는 물, 육지, 도시 등 12개 주제에 걸쳐 조사한다.
di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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