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세가 멈췄다. 신축을 비롯해 일반 아파트값의 조정이 본격화한 가운데서도 재건축 단지는 가격 상승세가 유지됐으나, 최근 노원구를 시작으로 서울 주요 재건축 역시 하락 거래가 하나둘 나타나는 모습이다. 부동산업계는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위축하면서 재건축 역시 가파른 금리 인상 여파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20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1주 전 대비 보합을 기록했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는 최근 일반 아파트가 하락세를 기록할 때 상승세를 지켰다. 부동산R114 통계 기준 서울 일반아파트는 지난달 17일부터 4주 연속 하락했고, 최근 보합 전환했다.
재건축 아파트의 호가는 물론 실거래가도 최근 하락세가 뚜렷하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으로 대표되는 서울 외곽 지역은 물론 핵심지로 꼽히는 강남 주요 재건축 단지 역시 하락 거래가 등장했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16단지 전용 59㎡는 지난 7일 6억3000만원(10층) 거래됐다. 이전 최고가 7억1000만원 대비 8000만원 하락한 거래다. 상계주공7단지 전용 79㎡ 역시 지난달 최고가보다 2억4000만원 하락한 10억원에 손바뀜했다. 마포구 성산시영 전용 50㎡도 지난달 30일 10억4500만원에 손바뀜, 최고가보다 7500만원 하락했다.
거래 대부분이 하락하면서 일대 재건축 호가도 자연스럽게 떨어졌다. 노원구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전반적으로 가격대가 2021년 초 수준으로 돌아갔다"라며 "호가를 낮춰도 매수세가 없어 거래는 드물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호가 하락세는 강남 재건축도 마찬가지다. 강남 재건축 대명사로 꼽히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는 최근 24억원 초반대 매물이 나왔다. 해당 주택형 최고가는 올해 5월 거래된 25억4000만원이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도 최근 거래가보다 5000만원 이상 내린 매물이 등장했다.
부동산업계는 새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정도에 따라 집값이 출렁일 수 있으나, 재건축 역시 금리 인상 여파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금리 인상으로 시장 매수 심리가 얼어붙으면 상대적으로 투자자가 많은 재건축 시장도 빠르게 위축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대출 의존도가 높은 강북권 재건축 아파트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금리 인상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강남 재건축은 '똘똘한 한 채' 성격이라면, 노원 등 강북권 재건축은 '내 집 마련' 수단으로 볼 수 있다"라며 "금리 인상과 거래 절벽 등 어려움으로 집값 상승세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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