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덕섭 전북 고창군수 첫 임기 시작
지역발전 이끌 킬러콘텐츠 발굴 고심
지방소멸 위기 극복할 정책 도입 자신
지역발전 이끌 킬러콘텐츠 발굴 고심
지방소멸 위기 극복할 정책 도입 자신
【파이낸셜뉴스 고창=강인 기자】 "고창에 산적한 과제가 있는데, 나에겐 기회다."
심덕섭(59) 전북 고창군수의 말이다. 그는 지방소멸 위기의식이 전국적으로 팽배한 시기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 19일 고창군청 군수실에서 만난 심 군수는 위기 앞에 걱정하는 모습보다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만나 기대가 큰 것처럼 보였다. 고창이 가진 천혜의 환경을 말할 때는 눈빛이 반짝였고, 현안 설명은 막힘이 없었다.
심 군수는 1986년 행정고시(30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국가보훈처 차장(차관급)과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실장 등을 역임하며 32년을 행정가로 잔뼈가 굵었다. 지난 6·1지방선거에 처음 도전해 고창군수에 당선됐다.
전임 유기상 군수를 상대로 쉽지 않은 선거전을 치른 만큼 자신에 주어진 사명에 진지한 모습이다.
고창은 '유네스코(UNESCO) 도시'로 불러도 무방할 만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많이 가지고 있다. 고창지역 전체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이고 갯벌, 고인돌, 판소리, 농악 등이 세계문화유산으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지역에서는 고창을 '유네스코 5관왕'이라 부른다.
하지만 다수의 유산에도 불구하고 산업화에 뒤처지며 다른 지자체와 마찬가지로 지방소멸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있다.
이런 상황에 이제 막 임기를 시작한 군수가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의 자신감은 행안부 재직 시절 지방소멸 대응 법안에 대한 기초자료를 마련하며 쌓은 지식과 중앙정부 행정가로 전국 지자체 사업에 관여한 경력 등 구체적인 경험이 바탕을 이룬다.
심 군수는 "고창의 위대한 정신적 유산을 바탕으로 군민과 함께 위기를 지혜롭게 헤쳐 나가 미래세대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군수가 되겠다"며 "예산 1조 시대, 경제규모 2조 시대, 관계인구 10만, 관광객 1000만 시대를 만들어 남들이 부러워하는 자랑스러운 고창시대를 활짝 열겠다"고 말했다.
관계인구는 정주인구와 달리 주민등록지는 다르지만 지역에 관계성을 두고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인구를 뜻한다. 인구 증가의 한계를 인정하고 새로운 지역 활력 모델을 찾으려는 심 군수의 생각이 녹아 있는 비전이다.
그는 "무엇보다 고창하면 떠오르는 상징을 찾을 계획이다. 무형의 사업일 수도, 유형의 랜드마크일 수도 있다"면서 "아직 구상을 시작한 단계다. 고창이 가진 유산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갈 거 같다"고 밝혔다.
심 군수는 △고루 잘사는 풍요로운 농어촌 △좋은기업 좋은일자리 생동하는 지역경제 △천혜의 환경, 누리고 즐기는 관광1번지 △안전하고 행복한 아름다운 동행 △미래를 준비하는 지역인재 육성 △존중과 화합으로 하나되는 군민을 6대 정책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민선8기 첫발을 디딘 소감은.
▲고물가, 고금리로 민생경제가 위기에 처해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에 따른 정치 환경 변화에도 놓여 있다. 변화와 위기상황에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있다. 경제위기에 따라 민생대책, 정치 환경 변화에 따라 어떻게 고창의 발전과 변화를 이뤄내야 할 것인가 고민하고 있다. 군민들께서 침체된 고창을 빠르게 변화시켜 달라고 말씀하고 계시는 만큼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변화의 바람을 잘 일으키는 방법을 찾고 있다. 역사를 혁명하고, 실사구시를 탐구했던 고창인의 뜻을 받들어 모두의 행복이 가득한 활력 넘치는 도시를 그려 보이겠다.
-32년 중앙부처에서 공직생활을 했다. 군정에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코로나19 이후 전국 모든 지자체가 각자 살길을 모색하기 위해 뛸 것이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메가시티, 특별지자체 같은 지역간 이합집산도 확대될 것이다. 고창군도 우물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대한민국 최고, 세계에서 최고가 되는 일을 만들고 해낼 것이다. 30년 넘게 중앙부처에서만 근무했기 때문에 중앙에서 필요로 하는 사업들을 잘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만들어진 사업을 중앙에 여러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잘 설명하고, 설득해서 예산으로 확보해 오는 기획력이 남들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선 신발끈이 떨어질 정도로 열심히 뛰고, 좋은 사업을 개발하고, 중앙이나 전북도에서 원하는 사업을 고창군의 수요와 부합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가겠다.
-노을대교 건립이 지역 최대 이슈인데 활용 방안이 있나.
▲고창군 동호 앞바다와 대죽도 방파제는 붉게 타오르는 태양이 연출하는 황금 노을은 최고의 감동을 선사한다. 노을대교는 지역 침체와 소멸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먹거리를 구상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노을대교를 4차선 관광형 해상대교로, 빠른 시일 내 차질 없이 짓기 위해 예산확보 과정에 국회와 민주당의 도움이 절실하다. 지역 국회의원과 같은 당 소속으로 노을대교 관련 예산 확보에 주력하겠다.
유네스코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고창갯벌, 동호·구시포 해수욕장, 염전 부지 등을 연결한 생태복합 관광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여기에 국내최대 규모 해상풍력단지와 연계한 RE100산단 조성을 준비 중이다. 노을대교가 앞으로 고창에 청년들을 끌어 모을 수 있는 곳, 지역사회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구심점이 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
-고창은 유네스코 세계유산도시다. 차별화 방안은 무엇인가.
▲고창군은 행정구역 전체가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돼 있고, 무려 유네스코 5관왕이다. 세계유산은 그 자체가 고창인의 자긍심이고, 브랜드다. 지금까지 유네스코의 국제적인 인정을 받느라 애썼다면,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이것을 잘 지키고 현명하게 이용하는 것이다.
동호항과 삼양사 염전, 고창CC, 세계유산 고창갯벌을 연계하는 100만 평 규모 생태복합형 관광리조트를 조성하겠다. 세계유산 고인돌공원도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보강하고 고창읍성, 운곡습지, 인천강, 선운산을 연결하는 명품 관광 상품을 만들겠다. 세계유산에 걸맞게 홍보 마케팅도 해외 중심으로 전환하겠다. 체류형 관광을 위한 숙박시설도 보강하고, 관광산업과로 조직을 개편해 관광자원 조성과 더불어 음식 숙박업 육성에도 박차를 가하겠다.
-첫 임기 시작점이다. 군정 목표와 방향이 있다면.
▲군민 공모를 통해 군정 목표를 '군민 모두가 행복한 활력 넘치는 고창'으로 선정했다. 행복의 의미를 소외받지 않고 다함께 누리는 보편적 가치로 확장시켰다. 갈등 없이 화합하는 지역사회를 만들고 행복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와 분석을 통해 고창형 행복 정책을 펼쳐나가겠다. 활력 넘치는 고창은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해 지역 전체에 생동감을 불어 넣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새로운 군수 취임에 조직개편 등 인사에 대한 관심이 많다.
▲공무원 사회는 항상 적절한 긴장이 있어야 한다는 게 평소 소신이다. 그렇지 않으면 복지부동으로 갈 위험성이 높은 직업집단이 공무원이기 때문이다. 긴장감을 불어 넣어주고 이를 유지해 주는 수단 중 가장 효과적인 것이 인사다. 어떤 직원이 탁월한 능력과 실적을 보여 줬을 때 승진 등 인센티브가 온다는 당연한 원칙을 지켜야 한다.
또 소수직렬과 여성 공직자에 대한 배려를 강화해 나가겠다. 서열과 나이보다는 격무부서 근무자와 성과를 내는 부서를 우대하는 등 신상필벌을 엄격히 하고 조직개편도 단행할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군민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늘 낮은 자세로 군민을 섬기는 군수가 되겠다. 편 가르기와 갈등을 넘어 화합하는 고창, 좋은 일터에서 일하는 고루 잘사는 고창, 아이와 어르신, 여성들이 함께 더불어 사는 고창, 생명의 땅 고창을 군민과 함께 열어가겠다. 군민들의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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