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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국내 증시에서 7470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시장만 놓고 보면 1조216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7월 외국인 '바이코리아' 지속
외국인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로 올해 상반기 코스피시장에서 16조5000억원을 순매도했다. 미국의 긴축 강도가 높아지면서 강 달러 압력이 거세지자 신흥국에서 발을 뺀 것이다. 외국인이 ‘셀코리아’를 지속하면서 코스피시장의 외국인 지분율은 2009년 하반기와 비슷한 30% 초반으로 떨어졌다.
특히 5~6월 외국인 매도가 거세지면서 코스피시장은 크게 휘청거렸다. 4월 29일 2695.05였던 코스피는 6월 30일 2332.64까지 13.44% 하락했다. 5월은 뮤추얼펀드와 기금 중심인 미국계 자금이, 6월은 핫 머니 성격을 지닌 유럽계 자금이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하지만 이달 중순 외국인이 순매수 기조로 전환하면서 지수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가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가격 매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 외국인들이 자금을 투입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인덱스 대비 원·달러 환율 상승세도 주춤해지면서 외국인이 순환적 반등을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은 코스피가 장부가를 하회한 가운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저점을 확인한 이후 순매수로 전환하는 경향이 있다"며 "2000년 이후 8번의 사례에서 PBR 저점을 확인하고, 평균 4주 후에 순매수로 돌아섰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공매도한 주식을 되갚는 숏커버링이 일어나고, 일부 주체의 저가 매수가 유입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지금도 이와 유사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코스피가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외국인 중에서도 미국계 자금이 유입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계 자금은 외국인 자금의 40%를 넘게 차지하는 큰 손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21일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 달러 강세를 완화시킬 결과가 나올 경우 외국인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
최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7월 75bp(1bp=0.01%p) 인상 가능성에 힘을 실어줬고 고용, 물가 지표 발표 이후 경제 지표의 증시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글로벌 자산시장 전반의 위험 선호도가 개선되는 것을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업황 개선 기대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이 상반기 매도세가 강했던 업종 가운데 수급이 유입되면서 최근 반등 탄력이 있는 업종으로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를 꼽았다. 이들은 상반기 실적 방어에 성공하고, 향후 업황 개선이 점쳐진다.
7월 들어 이날까지 외국인들이 순매수한 종목 1위는 SK하이닉스로 308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2위 삼성전자도 같은 기간 2637억원을 순매수했다. 그 다음으로 삼성SDI 1220억원, SK텔레콤 1088억원, SK아이이테크놀로지 1054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외국인 순매수세에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 5만6200원이었던 주가가 6만500원까지 오르며 ‘6만전자’로 돌아섰고, SK하이닉스도 8만7500원이었던 주가가 10만2000원까지 오르면서 ‘10만닉스’를 회복했다.
자동차주도 현대차와 기아가 역대급 실적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가 상승세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8일 보고서에서 역실적 장세에서 피난처가 될 방어 업종 중 하나로 자동차를 꼽았다. 현재 증시 상황에선 이익 모멘텀을 받는 섹터와 종목이 유리한데 국내 완성차 업체의 실적 모멘텀이 크다는 것이다.
2차전지 관련주는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LG화학을 방문해 한미간 공급망 협력을 강조하자 투심이 회복되면서 주가가 올랐다. 전쟁과 수요 증가가 맞물리며 급등했던 리튬과 니켈 등 배터리 핵심 소재 가격도 안정세로 돌아서고 있고, IT 제품과 달리 전기차 수요는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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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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