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뉴스1) 양희문 기자 = 경기 남양주시 오남읍 일대에 폐기물 재활용업체 건립이 추진되면서 인근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악취, 화재, 환경오염 등이 우려되는 시설임에도 주민 협의 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았다며 사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20일 남양주시에 따르면 오남읍 양지리 한 부지에 폐식용유를 처리하는 A업체가 들어설 예정이다. A업체는 지난 5월30일 폐기물종합재활용업으로 사업허가서를 시에 제출했고, 시는 현재 승인 여부를 검토 중이다.
A업체는 해당 부지에 폐식용유를 여과해 정제유(바이오디젤용·공업용유지·동식물성유지)로 만들어 출하하는 공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 금속용기를 수거해 고철로 출하하는 작업도 함께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일처리 예상량은 폐식용유 150t, 폐금속용기류 10t이며, 허용보관량은 1677t이다.
폐기물 재활용업체 건립 소식이 알려지자 주민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폐식용유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환경오염은 물론 각종 사고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지난 6월 평택 포승산업단지에서 폐식용유가 유출돼 하천이 오염됐고, 지난 4월에는 천안의 한 폐식용유 재활용업체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한 점 등을 이유로 들어 반대하고 있다.
주민들은 사업예정지와 주거지가 가깝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사업부지 1㎞ 내에는 아파트단지 3곳(1332세대), 초·중학교, 오남천이 위치해 있다. 화재, 폭발, 폐수 유출 등 사고 발생 시 주민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또 하루 작업차량 이동량이 78대로 예상되는데, 학생들의 등·하교길 교통사고도 우려하고 있다.
오남읍 주민들은 최근 사업 철회를 위한 대책위를 구성했다. 대책위는 주민의견서 1600여장과 6000여명의 서명을 받아 시에 제출했다. 오남읍에 사는 B씨(31)는 “폐유처리 공장이 산 중턱에 들어서는데 경사가 상당하다. 폐유를 담은 무거운 트럭이 경사를 오르다 넘어지기라도 하면 동네 전체가 난리 난다”며 "위험한 시설임에도 주민 설명 등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주민 민원이 많이 들어와 시에서도 신경 쓰고 검토하고 있다. 아직 승인이 난 게 아니다”며 “위험성 여부를 세세하게 분석하고, 조사하고 있으니 기다려 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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