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퇴마의식으로 병을 치료해 주겠다며 수십명의 여성을 유인해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무속인이 법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진재경 부장판사)는 21일 오전 유사강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48)와 사기방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B씨(51)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무속인인 A씨는 2019년 5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제주 서귀포시에 있는 자신의 신당에서 여성 20여 명을 유사강간 또는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A씨는 같은 기간 피해자들로부터 모두 26차례에 걸쳐 굿값이나 퇴마비 명목으로 총 2400만원을 받아 편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자궁에 귀신이 붙어 있다" 등의 말로 피해자들에게 겁을 준 뒤 퇴마의식을 빙자해 범행을 저지르거나 피해자의 액운을 쫓아낼 수 있는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들에게 굿을 해야 한다고 거짓말하는 식이었다.
B씨는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에게 "귀신이 씌여서 아픈 것이다", "나도 이 곳에서 계속 치료를 받으면서 잘 되고 좋았다" 등의 말을 하며 A씨로부터 퇴마의식을 받도록 부추기는 등 B씨의 범행을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와 B씨의 변호인은 이날 공판에서 "사실관계는 모두 인정한다"고 했다.
다만 이 변호인은 "피고인은 무속인으로서 퇴마와 치료 목적으로 신체접촉을 했을 뿐"이라며 "특히 피고인은 피해자들에게 관련 내용을 충분히 설명했고, 피해자들의 동의까지 받고 해당 행위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8월11일 오전 10시10분에 2차 공판을 열기로 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