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광복절 특사' 가능성 열어둔 尹대통령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8.15 광복절을 계기로 대통합 차원의 사면이 예상되는 가운데 윤 대통령과 야당이 사면 찬반을 두고 대립각을 세웠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회견)에서 이 전 대통령 사면 관련 부정 여론이 더 높다는 지적에 대해 "국정은 목표·헌법 가치와 국민의 정서가 함께 고려돼야 한다. 너무 정서만 보면 현재에 치중하는 판단이 될 수가 있다"며 "미래지향적으로 가면서도 현재 국민 정서까지 신중히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13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월례포럼에서 경제인 사면 가능성에 대해 "사면은 대통령께서 하는 통치권적 차원의 권한"이라며 "어느 정도의 처벌 내지는 그런 어려움을 충분히 겪었다고 판단되면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우리 경제나 국민의 일반적 눈높이에도 어긋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혀 사면론에 불을 당겼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정권 초 대통합 차원에서 이 전 대통령 사면을 띄우면서 윤 대통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최근 페이스북에서 "돌아오는 광복절에는 국민 대통합을 위해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여야 정치권 인사들을 대대적으로 사면하시고 경제 대도약을 위해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경제계 인사들도 대사면해서 국민대통합과 경제대도약의 계기를 삼아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野 "MB '황제 접견'에 벌금도 미납" 시기상조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문제가 미래를 지향하는 것과 무슨 관계가 관계인지 의아하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이 전 대통령은 천문학적인 혈세를 낭비하고 횡령과 뇌물 수수로 수감됐음에도 수시로 '황제 접견'을 했고 82억원 벌금도 미납 상태"라며 "건강상의 이유로 3개월 형집행정지 결정을 받았지만 단 이틀 입원하고는 귀가했다"고 꼬집었다.
특히 국민 여론이 반대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이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주변 지인들의 목소리가 아니라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다면 그 판단은 명확할 것"이라며 '사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원내대표 비서실장 전용기 의원 또한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 민생, 노동자 인권은 내팽개치고 살인마 인권, 이명박 인권만 채기는 모습은 신물난다"고 직격했다.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기소를 지휘한 당사자"라며 "이제 와서 섣부르게 사면을 언급하는 건 자기 부정일뿐"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전 의원은 "챙겨주기식 유명인 사면과 민생 핑계의 물타기식 대사면을 멈춰야 한다"면서 '봐주기식' 사면은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면서도 "국민 여론을 잘 반영해서 현명하게 판단할 사안"이라고 짚었다.
여론조사에선 'MB 사면 반대' 60% 웃돌아
이처럼 윤 대통령이 사면 가능성을 열어둔 반면 민주당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으로 의견이 갈리는 가운데 여론조사에서는 사면 반대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9일부터 20일까지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22명을 대상에게 물은 결과, 61.2%가 이 전 대통령 사면에 반대했다. 33.1%가 사면에 찬성했다. 중도층에서도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반대한다는 의견이 62.6%로 찬성(29.8%) 응답의 두 배 이상을 기록했다. 이 조사는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응답률은 4.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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