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 가계빚만 1000조...다중채무 늘어나 부실 경고음
특히 제2금융권 대출과 3개 이상 금융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한국경제의 허리가 휘청인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체 가계대출의 54%가 4050세대에 집중
22일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업권별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40·50세대 가계대출 총액은 1014조 1479억원에 달했다. 전체 가계대출(1869조 1950억원)의 54.3%에 달하는 규모다. 40·50세대의 가계대출이 최근 3년간 지속해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대출의 질 역시 낮아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 총액이 은행권보다 더 빠른 속도로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다. 지난해 12월 말 전년 대비 은행권 가계대출은 3.3%(572조 9371억원→592조 1018억원) 증가했지만, 제2금융권은 두 배에 달하는 6.1%(397조 5965억원→421조 8436억원) 늘었다.
40·50대의 활발한 경제활동에 비춰볼 때 대출 비중이 높은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도 볼 수 있지만, 안정적이었던 대출의 질이 떨어지면서 취약차주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주담대, 은행권 0.7% 늘때 제2금융 9.8% 증가
특히 40·50세대의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제2금융권이 은행권보다 압도적으로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말 40·50대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0.7% 증가에 그친 반면, 제2금융권은 9.8%나 급증했다.
은행권 총액은 310조 5422억원에서 312조 6585억 원으로, 제2금융권은 142조 6342억원에서 156조 5558억원으로 늘었다.
다른 연령대에 비해 전체 채무자 중 다중채무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높다. 올해 3월 말 기준 40·50세대 다중채무자는 256만 1909명으로, 40·50대 대출 차주(960만 5397만명)의 26.7%에 달했다. 전체 연령대의 다중채무자 비율은 22.6%다.
특히 지난 한 해 동안 40·50대의 대출 차주는 전년 대비 0.3%(958만 6868명→962만 252명) 늘었지만, 다중채무자는 3.2%(248만 8458명→256만 9149명)나 대폭 증가했다. 다중채무자는 '빚으로 빚을 돌려막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이자상환 부담이 늘면서 연체율 상승 등을 유발할 수 있어 금융당국의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청년에 집중된 금융지원, 국가경제 위협
한편 중·장년층의 금융부실은 국가경제 전체를 위협할 가능성이 높지만 정부의 채무조정 등 금융지원 정책은 청년층에 집중돼 있는 실정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14일 취약계층의 부채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125조원+α' 규모의 금융지원 보완대책을 내놨지만 형평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신용회복위원회의 신속 채무조정으로 34세 이하 청년에 대해서만 특례 프로그램을 신설하거나, '햇살론 유스' 확대, 안심전환대출 금리 추가인하 등이 청년에게만 주어지는 혜택으로 설정됐다.
진선미 의원은 "40,50세대의 가계대출에 빨간불이 켜졌는데, 이들 중 대다수는 새 정부의 금융지원정책 수혜에 포함되지 못해 고립되고 있다"며 "40,50세대의 부실은 국가 경제 전체의 위험이 될 수 있는 만큼 다른 세대와 함께 (지원대책을) 세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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