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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디스 CEO, 노조 '디스'에 퇴출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23 02:29

수정 2022.07.23 05:53

[파이낸셜뉴스]
독일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 헤르베르트 디스가 수주일 안에 사임한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디스가 2020년 9월 2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독일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 헤르베르트 디스가 수주일 안에 사임한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디스가 2020년 9월 2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독일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 헤르베르트 디스가 수주일 안에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 노동조합 지도부가 그를 탄핵했기 때문이다.

독일은 회사 운영을 결정하고 감독하는 감독이사회에 노조 대표들도 포함돼 직원들의 목소리가 강하게 반영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이하 현지시간) 올해 63세의 디스 CEO가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디스는 디젤스캔들로 만신창이가 된 폭스바겐 CEO로 취임해 회사를 스캔들에서 구해내고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전기차 전환 계획을 주도한 인물이다.

디스 후임으로는 산하 포르쉐 책임자인 올리페르 블루메가 낙점됐다. 9월부터 폭스바겐을 지휘한다.

디스의 퇴출은 폭스바겐 감독이사회 표결 뒤 결정됐다.

FT에 따르면 감독이사회는 폭스바겐 2대 주주인 니더작센 주정부와 노조간 느슨한 연대로 움직이고 있다.

디스는 폭스바겐의 전기차 전환을 주도한 인물이다.

현재 전기차 세계 1위인 테슬라를 2025년에는 따라잡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폭스바겐은 유럽에서는 이미 그 목표를 달성했다. 유럽 전기차 1위는 테슬라가 아닌 폭스바겐이다.

디스는 취임 뒤 폭스바겐의 전기차 출시를 이끌어냈고, 전기차 신 모델 개발에 52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자금 마련을 위한 대규모 비용 절감 의지도 다졌다.

그러나 그는 강력한 폭스바겐 노조와 충돌을 반복한 끝에 결국 퇴출되는 운명을 맞았다.

독일내 폭스바겐 직원 30만명을 대표하는 노조는 회사 감독이사회 20 자리 가운데 절반인 10석을 차지하고 있다.

폭스바겐 노동자평의회 대표인 다니엘라 카발로는 "노조는 일자리 보장과 순익성이 앞으로 수년 간 회사 목표에서 동등한 중요성을 가진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발로 대표는 "직원들로 구성된 조직으로서 우리의 관심사는 명확하다"면서 "우리 모든 동료들이 관여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날 결정은 이같은 목적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익성을 우선시해 고용 안정성을 해치는 디스에게 회사 경영을 계속 맡길 수 없다는 것이다.

디스의 퇴출은 그가 여름 휴가를 앞 둔 직원들에게 휴가 메시지를 보낸 지 수 시간 뒤 발표됐다.

디스는 메시지에서 "우리의 성과에 매우 만족한다"면서 "수개월 동안 지금보다 더 강한 모멘텀을 확보할 것이라는데 한 치의 의구심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디스는 폭스바겐을 성장시키는데 큰 공을 세우기는 했지만 그의 관리 행태가 노조로부터 큰 반발을 샀다.

지난해 11월 카발로는 한 인터뷰에서 폭스바겐의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그램과 관련된 문제의 책임이 디스에게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아울러 폭스바겐의 최대 시장이자 가장 수익성 높은 시장인 중국에서 폭스바겐이 고전하고 있는 것 역시 디스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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