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배달앱 삭제했어요" 고물가시대 홈술, 편의점 찾는 직장인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25 05:00

수정 2022.07.25 05:00

서울시내 한 편의점에서 한 시민이 식료품을 구매한 후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서울시내 한 편의점에서 한 시민이 식료품을 구매한 후 이동하고 있다. /뉴스1

#. 30대 직장인 A씨는 퇴근 후 홈술 한 잔을 즐기는 것이 낙이다. 퇴근길에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열어 안주를 주문하고 집 앞 편의점에서 캔맥주를 사가면 간단하면서도 근사한 한 상이 완성된다. 하지만 그는 이달 초 배달 어플을 삭제했다. A씨는 "최근 물가가 오르면서 최소 주문비와 배달비까지 오른 경우가 많아졌다"면서 "배달 주문 대신 편의점에서 간단한 안주를 사는 쪽을 택했다"고 말했다.
배달 앱 '빅3' 월이용자 100만명 줄어

배달 어플을 끊은 것은 비단 A씨 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24일 모바일 앱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등 배달 앱 3사의 월간 이용자 수(MAU)는 3209만여명으로 전월 대비 100만명 이상 빠졌다. 결제액도 줄었다.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달 배달 앱 3사의 결제추정금액은 1조8700만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전인 지난 3월과 비교했을 때 약 21% 감소한 수치다.

이처럼 고물가와 배달비에 놀란 소비자들은 가성비 안주를 찾아 편의점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서울시내에서 배달노동자가 배달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뉴스1
서울시내에서 배달노동자가 배달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뉴스1

실제 CU에 따르면 이달 냉장안주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9% 뛰었다. 냉장안주 중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자이언트 안주 시리즈였다. 이 안주 시리즈는 1만원도 채 안되는 저렴한 가격에 성인 2명이 먹을 수 있는 넉넉한 양으로 구성됐다. 이 안주 시리즈 중 가장 인기있는 자이언트 닭강정은 이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4.2% 신장했다. 이달 출시된 자이언트 수육보쌈도 출시 첫 주 대비 매출이 33.1% 신장했다. 지난 18일에는 자이언트 골뱅이비빔면까지 내놓으며 라인업을 확대했다.

퇴근시간 이후 상품을 픽업해가는 수요도 늘었다. CU 멤버십 앱 '포켓CU'에서 미리 상품을 주문하고 원하는 시간에 찾아가는 픽업 서비스 '편픽(PICK)' 이용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5.8배나 껑충 뛰었다. CU 관계자는 "편픽 서비스는 퇴근 시간인 오후 6시부터 야식을 즐기는 오후 11시까지 하루 매출의 약 60%가 집중됐다"면서 "주로 주류와 컵얼음, 탄산음료, 스낵, 냉장안주 등이 많이 팔렸다"고 전했다.

가성비 높은 편의점 퇴근시간에 몰려

GS25은 기존 상품보다 총 중량을 20% 늘린 안주 상품을 재출시했다.

GS25가 내놓은 상품은 '쌈 채소 직화불고기'로 간장 양념에 재운 국내산 돼지고기를 석쇠로 구운 것이다. 직화로 구워 은은한 불향을 느낄 수 있고 당근과 쌈장을 함께 쌈채소에 싸서 한 쌈으로 즐길 수 있어 안주와 반찬으로도 제격이다. GS25는 제조사와 적극적인 협의를 통해 직거래 구매 등으로 구매 방식을 바꿨고, 가격 인상 요인을 최소화해 가성비 높은 상품을 내놓을 수 있었다. '쌈채소 직화 고추장불고기'도 연이어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GS25 관계자는 "이번에 재출시되는 두 상품 모두 냉장 안주류 중 인기 상품이었다"며 "앞으로도 고물가에 대비해 가성비 높은 상품을 적극 도입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CU BGF사옥점에서 고객이 자이언트 안주 시리즈를 구매하고 있다. /CU 제공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CU BGF사옥점에서 고객이 자이언트 안주 시리즈를 구매하고 있다. /CU 제공

세븐일레븐도 롯데칠성음료의 '클라우드' 맥주와 협업해 '클라우드 반반닭강정'과 '클라우드 해쉬브라운버거'를 출시했다.

이는 최근 소비자 조사 결과 맥주와 함께 편의점에서 구입하는 안주 중 닭강정과 햄버거가 상위권으로 나타남에 따라 양사가 업무협약을 통해 안주 상품을 개발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배달비가 4000~5000원 수준까지 오르면서 배달 앱을 이탈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이 집 근처 편의점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퀄리티 높은 음식을 구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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