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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전국 경찰서장 회의' 주최 류삼영 서장 대기발령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24 11:42

수정 2022.07.24 11:42

23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마친 류삼영 울산중부경찰서장(총경)이 회의 내용에 대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7.23/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사진=뉴스1
23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마친 류삼영 울산중부경찰서장(총경)이 회의 내용에 대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7.23/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총경급 경찰관들이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발해 회의를 열자 경찰청이 이번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울산중부경찰서장에 대해 '대기발령' 조치를 하고 참석자 전원에 대해 감찰에 나섰다.

경찰청은 전국 경찰서장 회의가 종료한 지 약 2시간 만인 이날 오후 8시쯤 류 서장에게 '울산광역시 경찰청 공공안전부 경무기획정보화장비과(대기) 근무를 명한다'고 통지했다.

또 이날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최규식홀에서 열린 회의 현장에 참석한 총경급 경찰관 56명에 대해서도 감찰에 나섰다.

경찰청이 이날 대기발령 조치 및 감찰 착수의 근거로 내세운 것은 국가공무원법 제57조인 복종의 의무다. 경찰 지휘부가 해산을 명령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고 회의를 강행한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류 총경에게 먼저 '대기발령' 조치가 취해졌으며 현장에 참석한 다른 총경급 경찰관들에 대해서도 징계를 위한 감찰에 착수한 셈이다.

다만 온라인으로 참석한 133명의 총경급 경찰관들 및 경찰직장협의회(직협) 관계자들은 감찰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날 전국 경찰서장 회의에 참석한 총경급 경찰관 중 단 1명도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에 찬성하는 목소리를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는 온오프라인으로 190여명의 총경이 참석했으며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는 이들은 무궁화꽃 화분을 보내 참여 의사를 표했다. 회의 참여 의사를 밝힌 이는 총 357명으로 총경이 600명 안팎 정도인 점을 감안할 때 약 60%에 달하는 규모가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회의 직후 입장문을 통해 "참석자들 사이에서 경찰국 설치와 지휘규칙 제정 방식의 행정통제는 역사적 퇴행으로서 부적절하다는데 의견이 모였다"며 "국민 안전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사안에 대해 국민, 전문가, 현장 경찰관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미흡했다는 비판도 있었다"고 발표했다.

회의를 주도한 류 서장은 국가경찰위원회를 실질화해서 격을 높이고, 정치적 중립을 더 강화해서 (경찰이) 민주적으로 통제를 받는 건 언제든지 환영한다"며 "경찰서장들은 신분상 불이익 감수하고 공개적으로 의사 표현을 진행했는데 이런 진정성이 국민에게 전달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회의장 나서는 류삼영 총경 (아산=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23일 오후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가 끝나고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총경)이 회의장 밖으로 나오고 있다. 2022.7.23 coolee@yna.co.kr (끝) /사진=연합뉴스
회의장 나서는 류삼영 총경 (아산=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23일 오후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가 끝나고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총경)이 회의장 밖으로 나오고 있다. 2022.7.23 coolee@yna.co.kr (끝) /사진=연합뉴스
경찰청은 전국 경찰서장 회의가 지휘부의 만류에도 열리자 입장문을 통해 "복무규정 위반 여부 등을 검토한 후, 참석자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조치해 나가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류 서장은 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휴일에 다들 허락받고 법적인 절차를 지켜서 왔다"며 "경찰의 미래가 걸린 중대한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휴일에, 경찰기관에, 경찰이 모인 것은 문제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2차, 3차 회의도 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일선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경우가 없었는데, 중대한 문제에 대해 일선의 의견을 모은 경찰서장 회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고도 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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