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1) 송용환 기자 = ‘민생경제 회복’을 외치는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제부지사 내정, 추경예산 편성을 강행하면서 경기도의회 야당과의 협치가 좀처럼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은 경제부지사 내정을 “사적채용이다”, 추경안 편성을 “협의가 없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산하기관장 일부 양보’ 등 출구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어 김 지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4일 도에 따르면 김 지사는 민선8기 첫 경제부지사에 김용진 전 기획재정부 차관(61)을 지난 20일 내정했다. 김용진 내정자는 경기 이천시 출신으로 1986년 제30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후 기획예산처 복지노동예산과장, 주영국대사관 재정경제관 등을 거쳤다.
김 지사가 문재인 정부 초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에 재임할 당시 제2차관으로 함께 국가 재정·경제정책을 이끌기도 했다.
도는 또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으로 위기 상황을 맞은 민생경제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1조4341억원 규모의 추경예산(안)을 편성, 지난 21일 도의회에 제출했다.
이번 추경은 김 지사가 취임 직후 결재한 ‘비상경제 대응 민생안정 종합계획’의 안정적 추진을 위한 것으로, 소상공인·중소기업 등 취약계층을 위한 직접 지원 예산과 코로나19 생활지원비 등 정부 지원사업에 대한 도비 매칭이 주로 반영됐다.
하지만 경제부지사 내정에 이어 추경안 편성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상황에 대해 국민의힘은 수용할 수 없다며 강경 대응을 천명하고 있어 김 지사의 도정운영이 쉽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애초 경제부지사 추천권을 요구했던 국민의힘은 김용진 내정자가 김 지사의 측근이라는 점을 들어 “지난 지선 때 김동연 선대위 비서실장으로 보좌했고, 경기지사직인수위에서는 부위원장을 맡은 최측근이다. 사적채용”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추경안 편성과 관련해서도 국민의힘은 “도 집행부가 우리와 사전협의도 없이 추경예산안을 제출했다”며, 예산안 심의를 보이콧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더 곤란한 상황이 됐다.
도의회가 여야 동수(민주-국미의힘 각 78석)인 상황에서 각종 안건 의결 시 ‘가부동수일 경우 부결’이라는 점에서 원활한 도정운영을 위한 해법 찾기가 절실하다.
이에 도의회 일각에서는 대승적 차원에서 김 지사가 도 산하 공공기관장 일부를 전직 국민의힘 국회의원 또는 도의원에게 배려하는 결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도 산하 공공기관은 총 26곳으로 이들 가운데 인사청문회 대상 기관 중 1~2곳, 비대상 중 2~3곳을 국민의힘에 양보하자는 것이다. 인사청문회 대상 기관은 15개이다.
문제는 “협치나 연정(연합정치)을 위한 자리 나눔은 없다”는 김 지사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이다. 김 지사는 지난 15일 경기도민 500여명을 초청해 가진 타운홀미팅 형식의 ‘맞손토크’에서 “지금 단계에서 생각하는 협치는 아주 낮은 단계의 협치로, 정책 협치부터 해야 한다. 자리 나눔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김 지사가 국민의힘과의 갈등을 해소하고 원활한 도정운영을 위해 대승적 결단을 내릴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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