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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에크모 환자 항생제 투여 권고안 마련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25 11:43

수정 2022.07.25 11:43

가천대 길병원 심장내과 위진 교수, 적정 투여 용량 및 용법 가이드

세계 최초로 에크모(ECMO) 치료 시 필수적인 항생제 투여 권고안을 발표한 위진 가천대 길병원 교수.
세계 최초로 에크모(ECMO) 치료 시 필수적인 항생제 투여 권고안을 발표한 위진 가천대 길병원 교수.


【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세계 최초로 에크모(ECMO) 치료 시 필수적인 항생제 투여 권고안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마련됐다.

가천대 길병원은 심장내과 위진 교수팀이 에크모 적용 심장 중환자에서 감염 예방 및 치료 목적으로 투여하는 항생제의 적정 투여 용량 권고안을 연구해 최근 발표했다고 25일 밝혔다.

에크모는 심장성쇼크, 급성심부전 등 매우 심각하고 위중한 상태의 심장 중환자가 약물 치료에도 반응이 없어 생명 유지가 어려운 경우 적절한 혈액순환 유지를 위해 체내로 삽입하는 기계순환보조 장치이다.

에크모 적용 환자는 대부분 위중한 기저질환 때문에 장기간의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하다. 이러한 치료 과정에서 다양한 장치들이 사용되고 면역 기능이 저하돼 감염 위험성이 매우 높다.


실제 장기간 에크모 적용 환자의 60% 이상에서 감염이 확인되고 에크모 유지 중 발생하는 감염 합병증은 사망 위험을 38~63%까지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크모 적용 중환자에서는 여러 변수들로 인해 각 약물마다 다양한 약동학적 변화가 발생하고, 이는 약물의 혈중농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만일 항생제의 혈중 농도가 목표 치료범위보다 낮게 되면 감염 치료 효과의 감소 또는 실패로 이어지게 되고, 반대로 높게 되면 독성을 유발하게 되므로 적절한 목표농도 유지가 필수적이다.

에크모 적용 시 각 약물별로 혈중농도 변화를 고려한 투여용량의 변화가 필요하지만 이러한 내용의 연구결과가 지금까지 보고된 적이 없었다.

위진 교수 연구팀은 급성심근경색 등 심각한 심장성쇼크 또는 중증심부전으로 인해 에크모를 적용한 심장중환자들 중 감염 예방 및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는 항생제인 피페라실린/타조박탐을 투여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약물의 시간대별 혈중 농도, 환자 및 에크모 관련 변수들을 분석했다.

이렇게 측정된 데이터들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집단 약동학적 모델을 구축하는데 사용됐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에크모 적용 시 피페라실린/타조박탐의 투여 권고안을 마련해 제시했다.

연구 결과 환자의 중증 질병 상태 및 에크모, 지속신장대체요법과 같은 체외순환은 피페라실린/타조박탐의 약동학을 크게 변화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피페라실린/타조박탐의 하루 투여량이 동일한 경우 연속주입 방법은 간헐적주입 또는 연장주입 방법에 비해 가장 높은 혈중 목표농도 달성률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에크모 적용 중환자에서 피페라실린/타조박탐의 집단 약동학과 용량 최적화 및 동반 신대체요법의 영향 연구’ 제목으로 미국 미생물학회 공식학회지이자 세계적 수준의 SCI 저널인 ‘미생물학 스펙트럼(Microbiology Spectrum)’에 게재돼 주목을 받았다.

한편 위진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 이전에도 이미 세계 최초로 에크모 적용 시 항생제인 테이코플라닌, 세프피롬 및 진통진정제인 레미펜타닐, 수펜타닐 등에 대한 집단 약동학 모델을 통해 투여용량 권고안을 세계적 수준의 SCI 저널들에 여러 차례 발표한 바 있다.


위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에크모 적용 환자에서 항생제인 피페라실린/타조박탐에 대한 최초의 대규모 약동학 연구”라며 “에크모 적용 심장 중환자에서 감염 치료 목적으로 투여하는 항생제인 피페라실린/타조박탐의 약물농도 변화와 관련된 주요 요인들을 확인하고 합리적인 약물투여 권고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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