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준석 키즈'로 알려진 국민의힘 청년정치인들이 윤석열 대통령에 등을 돌리고 있다.
윤 대통령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이준석 대표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로 표현한 사실에 실망감을 드러낸 것이다.
지난 26일 윤대통령과 권대행이 나눈 메시지가 한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윤 대통령은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라면서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다"라고 보냈다.
메시지를 받은 권대행은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다"라고 답했고, 윤 대통령은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이모티콘을 보냈다.
이같은 사실이 공개되자 박민영 국민의 힘 대변인을 필두로 신인규 전 상근부대변인, 임승호 전 대변인 등 '이준석 키즈'들이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박민영 대변인은 27일 새벽 페이스북에 "尹 대통령을 믿었다. 세대를 통합하고 세대 교체의 교두보가 되어줄 시대의 리더라고 믿었다"며 글을 올렸다.
그는 "윤리위가 이준석 대표의 중징계를 확정하는 순간까지도 저는 윤석열 대통령을 믿었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며 "이준석 대표의 투쟁, 그 과정에 많은 부침이 있었던 게 사실이나 그것이 '내부 총질'이라는 단순한 말로 퉁칠 수 있는 것이었나"라며 반문했다.
이어 "'허무하게 죽지 말라'는 무수한 만류에도 할 말을 해야겠다"며 "이 또한 당정을 해치는 내부 총질이며 대변인으로서 부적절한 처사라 여긴다면 저 역시 이만 물러나겠다. 이제 조금 지친다"고 착잡한 심정을 밝혔다.
신인규(36) 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26일 페이스북에 "지도자의 정직, 지도자의 의리, 지도자의 처신, 지도자의 그릇"이라고 글귀를 남겼다.
임승호(28) 전 국민의힘 대변인도 "약 1년 전 새로운 동지들과 함께 희망을 쌓아가던 순간들이 사무치게 그립다"며 "1년간의 고되지만 행복했던 추억들이 허무하게 흩어진다. 마음 한 구석이 아려오는, 섧은 어둠으로 가득한 밤"이라고 적었다.
이들은 이 대표가 추진한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토론 배틀 프로그램 '나는 국대다' 출신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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