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

벽화 벗는 '도시재생'... 경제거점으로 조성한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27 11:44

수정 2022.07.27 11:44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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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벽화 그리기 사업이라고 비판받던 '도시재생' 사업이 윤석열 정부에서는 '도시공간 재창조' 사업으로 재탄생한다. 기존 5개 사업유형을 '경제재생'과 '지역특화재생'으로 통폐합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지원 예산을 확대한다. 이를 위해 올해 44곳 신규사업을 공모할 계획이다.

도시재생으로 '경제거점' 조성
국토교통부는 변화된 정책환경 등을 고려해 '새정부 도시재생 추진방안'을 올해 신규사업부터 반영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 4차례에 걸친 전문가 자문회의와 토론회를 거쳐 지난 5년간 추진한 도시재생 사업의 성과와 한계를 분석·평가했다.
올해 신규사업은 공모로 선정하며, 28일 지방자치단체 설명회 시작으로 첫 단추를 꿴다.

도시재생사업은 재개발 등 지역을 통으로 개발하는 정비사업과 달리 지역의 문화와 역사, 특색은 살리면서도 주거환경 등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됐다. 다만 도시재생이 정착된 유럽과 달리 국내에서는 "벽화만 그린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법적으로 정비사업과 연계가 허용됐지만, 현실적으로는 '지역 특화'라는 명목하에 개발을 막아왔기 때문이다.

새정부의 도시재생 사업은 △쇠퇴지역의 경제거점 조성을 통한 도시공간 혁신 도모 △지역별 맞춤형 재생사업을 통한 도시경쟁력 강화 △지역과 민간의 적극 참여를 통한 지역균형발전 선도 등 3가지 기본방향을 중점 추진한다.

이를 위해 기존 △경제기반형 △중심시가지형 △일반근린형 △주거지지원형 △혁신지구 등 복잡하고 이해가 어려운 5개 사업유형을 '경제재생'과 '지역특화재생' 2가지로 통·폐합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 87개 사업장에 7450억원의 예산이 쓰였지만, 올해는 44곳의 공모를 통해 5000억원을 지원하며 1곳 당 지원 금액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면서도 "당초 계획한 사업 목표를 달성하기 곤란하다고 판단되는 등 추진실적 평가 결과가 부진한 사업은 국비지원 규모가 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시재생활성화계획 대신 '사업'을 직접 평가해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 사업효과를 극대화 한다는 계획이다.

또 쇠퇴한 원도심에 거점시설을 조성하는 혁신지구 사업을 추진하고, 지역별 고유자원을 활용한 도시브랜드화를 추진한다. 민간참여 활성화를 위해 '민·관 협력형 리츠' 사업도 확대 추진하고 '민간제안형 리츠'도 적극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주택정비 활성화를 위해 공공이 시행하는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고, 다양한 정비사업과 연계해 기반시설 설치를 지원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가로주택정비사업과 자율주택정비사업 등 소규모정비사업들과 연계해 공급을 추진할 것"이라며 "법적으로 도시재생사업지에 정비사업 추진이 가능했던 만큼, 다른 정비사업들과의 연계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40여곳 신규사업 공모
국토부는 올해 40여곳의 신규사업 공모 절차를 예고했다. 혁신지구 및 인정사업 10여 곳은 중앙 공모로, 지역특화재생 및 우리동네살리기 30여 곳은 시·도 공모로 선정할 계획이다. 오는 8~9월 사전컨설팅을 통해 9월 중 접수와 사전적격성 검증을 시작한다. 11~12월 국비지원 타당성 검토와 실무위원회 검토 등을 거쳐 12월 사업지와 국비지원을 확정할 계획이다.

특히, 시·도 공모사업은 시·도 총액예산 내에서 자율적으로 사업을 선정할 수 있으며, 사업특성 등을 고려해 지원 기준액의 130%까지 국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김상석 국토부 도시재생사업기획단장은 "경제거점 조성 등 규모 있는 사업을 집중 지원해 도시재생의 본래 목전인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신규사업 선정 시 성과가 기대되고 계획의 완성도가 높은 사업만을 선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지난 정부가 도시재생이라는 단어를 일반화하고 정착시켰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개발을 막아 한계가 있었다며 정비사업 연계를 환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도시재생이 노후지역을 되살리기 위한 취지로 도입된 만큼, 본래 범주에 있던 재개발·재건축을 활성화한 건 긍정적"며 "다만, 개발을 원하지 않는 주민이나 이해관계자들과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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