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력 있는 은행들 신사업 진출
출범 얼마 안된 인뱅은 자립 우선
작은 규모에 사업 확대 엄두 못내
금융당국이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나섰지만 인터넷은행들은 '그림의 떡'이란 반응이다. 대형 은행들이 자본력을 동원해 신사업 진출에 나설 동안 인터넷은행은 자립에 우선적으로 집중할 수 밖에 없어서다.
출범 얼마 안된 인뱅은 자립 우선
작은 규모에 사업 확대 엄두 못내
27일 인터넷은행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금산분리 완화의 주체이지만 효과를 크게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당장 금산분리가 완화돼도 신사업 진출은 '그림의 떡'이어서다.
금융당국은 금융과 산업 간 경계를 구분 지었던 규제를 푸는 내용의 '금산분리 완화' 방침을 논의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사의 비금융사 인수합병(M&A)이 본격 가능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덩치 차이로 같은 은행이어도 금산분리 완화를 바라보는 온도차가 크다. 시중은행이 IT, 핀테크 기업에 투자를 늘리면서 관련 사업 진출에 적극적인 의지를 내보이고 있는 데 비해 출범한지 얼마 안 된 인터넷은행은 자립이 우선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사업 규모가 차이 나기 때문에 인터넷은행은 당장 금산분리 완화로 신사업에 진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인터넷은행 업력이 오래되지 않은 점도 한계"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또 때 이른 규제 완화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 자본 거대화에 대한 대안이 마련되지 않았고, 때문에 오히려 시장 플레이어들의 자발적인 경쟁을 막을 소지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산분리 완화를 통해 금융사들이 더욱 거대해지면 시장의 자유 경쟁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비금융사의 금융사 지분 보유 한도를 기존 4%에서 34%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논란을 딛고 통과된 지 불과 2년여 밖에 지나지 않은 만큼 제도의 허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크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소비자 편익 증진은 좋지만 그에 따른 보안 취약 등에 대해서 대안과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가 금산분리 완화를 부르짖고 있지만 정작 완화 이후 어떤 걸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