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6년 차 건설노동자 A씨는 "일반인들이 보기엔 깜짝 놀라겠지만 그만큼 건설 현장이 많이 열악해서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분들은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공사현장 화장실이 대부분 1층 현장 사무실 아니면 상가 밖에 있다"며 "지상 23층에서 일하고 있다면 화장실에 가기 위해 1층까지 내려가야 되는데 왔다 갔다 하는데 20~30분을 잡아야 한다. 관리자들의 눈치가 보인다. 시간도 너무 많이 걸리고 관리자들 눈치도 보여 볼일을 작업 구간 주변에다가 해결을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A씨는 아파트 한 동마다 한 호수를 똥방이라고 지칭하면서 특정 호수를 화장실로 이용한다는 증언에 대해 "특정 현장이 그런 것 같다"며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현장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건설 현장은 현장 근무에 따라 안전 비용이 측정된다. 그런데 원청사들이 비용 절감을 하기 위해 화장실, 휴게실, 세면실 같은 편의 시설과 안전시설물의 설치가 미흡하다"며 "솔직히 말하면 인부들이 배설물을 방치한 것도 문제지만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든 것은 사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동자들에게 돌아가야 할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한 현장에서 배설물 관련 문제는 해결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건설노조가 수도권에 있는 LH 건설현장 23곳을 조사한 결과 건설현장 1곳당 평균 172명이 일했지만 화장실은 2.5개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화장실 위생 상태가 불량한 곳이 약 35%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부분의 화장실이 현장 진출입구에 있고 실제 건물이 올라가는 곳에는 거의 없었다. 또 고층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20~30분씩 화장실에 다녀오는 것을 용납하는 현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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