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귀향하는 청년들 'U형 귀농'② [더블P]

뉴시스

입력 2022.07.30 07:21

수정 2022.07.30 07:21

기사내용 요약
귀농을 선택한 청년들의 이야기

[화천=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21일 강원 화천군 간동면 들깨밭에서 귀농청년 송주희(33) 씨가 들개밭 사이 풀이 자라지 못하도록 옥수수대를 깔고 있다. 2022.07.30. livertrent@newsis.com
[화천=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21일 강원 화천군 간동면 들깨밭에서 귀농청년 송주희(33) 씨가 들개밭 사이 풀이 자라지 못하도록 옥수수대를 깔고 있다. 2022.07.30. livertrent@newsis.com

[서울=뉴시스] 백동현 류현주 기자 =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귀농귀촌 실태조사'에 따르면 귀농가구 연평균 소득은 3,621만원이다. 5년차 귀농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3,417만원으로 귀농 전 연평균 소득 3,703만원의 92.3%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월평균 지출비의 경우 귀농 전(평균 249만원)보다 귀농 후(평균 171만원) 약 30%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귀농이 여유로운 경제생활을 보장해 주지는 못한다. 송 씨는 이 점을 명확히 알고 있었다.
"1년 정도 쉬던 중 동네 할머니께 도토리가루를 팔아달라는 부탁을 받았어요. 직거래 사이트에 올려보니 생각보다 손쉽게 팔 수 있더라고요. 제 사업도 처음에는 부모님과 함께 농사를 짓고, 직거래하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시작했지만 이내 농산물 1차 판매는 이윤이 많이 나지 않고 미래지향적이지 못하다고 판단했어요. 가공상품을 만들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마침 과거 농촌진흥청의 동네 지원 사업으로 지어진 착유기 공장이 있는 걸 알게 됐어요."

송 씨는 그렇게 10년 가까이 방치되다시피 관리가 안 된 착유기 공장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작목반을 꾸려 참깨와 들깨를 계약 재배했고, 처음 36가구로 시작한 사업이 지금은 170여 가구에서 재배한 원물로 참기름과 들기름을 가공하는 튼실한 회사가 되었다.

[화천=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21일 강원 화천군 간동면 너래안에서 귀농청년 송주희(33) 씨가 착유기를 청소하고 있다. 2022.07.30. livertrent@newsis.com
[화천=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21일 강원 화천군 간동면 너래안에서 귀농청년 송주희(33) 씨가 착유기를 청소하고 있다. 2022.07.30. livertrent@newsis.com

[화천=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21일 강원 화천군 간동면 너래안에서 귀농청년 송주희(33) 씨가 온라인 스토어를 살펴보고 있다. 2022.07.30. livertrent@newsis.com
[화천=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21일 강원 화천군 간동면 너래안에서 귀농청년 송주희(33) 씨가 온라인 스토어를 살펴보고 있다. 2022.07.30. livertrent@newsis.com


"시골이 오히려 서울보다 더 폐쇄적이에요. 서울에서 와서 사업한다고 하면 쉽게 거래를 하기 어려워요. 주민들 마음을 얻기 위해서 많이 노력해야 해요. 저는 어린 시절을 여기서 보냈고, 또 1년 동안 쉬면서 부모님 따라 주민들과 많이 어울린 게 큰 도움이 됐죠. 감사를 표하고 싶은 마음에 한글 교실 선생님으로 참가해 어르신들께 봉사활동도 하고, 봄·가을마다 50여 분 모시고 소풍도 가곤 해요."

앞서 언급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귀농가구 중 약 28.2%가 지역 주민들과의 관계가 좋지 않은 편이라고 답했다. 그 이유로 41%가 '선입견과 텃세'를 들었다. 외지에서 온 사람이라는 선입견, 지역의 전통에 대한 선입견, 우리 지역에서는 안된다는 선입견 등. 귀농인에게 지역 주민의 장벽은 생각보다 높다고 한다.

이 장벽을 해소하고 지역 주민을 넘어 강원도 전체의 선입견을 바꾸겠다는 포부를 지닌 새내기 농부를 만났다.

지난해 1월 고향 화천으로 돌아온 김남훈(29) 씨는 약 2년간 계획적으로 귀농을 준비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화훼농업회사에 취직한 김 씨는 온라인 판매를 전담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업계에 종사하고 싶어서, 모든 일을 다 해보고 싶다며 입사한 회사를 정확히 2년 다닌 후에 귀농했다.

[춘천=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21일 강원 춘천시 식물 하우스에서 귀농청년 김남훈(29) 씨가 수채화고무나무를 포장하고 있다. 2022.07.30. livertrent@newsis.com
[춘천=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21일 강원 춘천시 식물 하우스에서 귀농청년 김남훈(29) 씨가 수채화고무나무를 포장하고 있다. 2022.07.30. livertrent@newsis.com


[춘천=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21일 강원 춘천시 식물 하우스에서 귀농청년 김남훈(29) 씨가 수채화고무나무를 분갈이하고 있다. 2022.07.30. livertrent@newsis.com
[춘천=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21일 강원 춘천시 식물 하우스에서 귀농청년 김남훈(29) 씨가 수채화고무나무를 분갈이하고 있다. 2022.07.30. livertrent@newsis.com


[춘천=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21일 강원 춘천시 식물 하우스에서 귀농청년 김남훈(29) 씨가 주문 상품 포장을 준비하고 있다. 2022.07.30. livertrent@newsis.com
[춘천=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21일 강원 춘천시 식물 하우스에서 귀농청년 김남훈(29) 씨가 주문 상품 포장을 준비하고 있다. 2022.07.30. livertrent@newsis.com


[춘천=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21일 강원 춘천시 식물 하우스에서 귀농청년 김남훈(29) 씨가 바로크 벤자민을 살펴보고 있다. 2022.07.30. livertrent@newsis.com
[춘천=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21일 강원 춘천시 식물 하우스에서 귀농청년 김남훈(29) 씨가 바로크 벤자민을 살펴보고 있다. 2022.07.30. livertrent@newsis.com


[춘천=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21일 강원 춘천시 식물 하우스에서 귀농청년 김남훈(29) 씨가 수채화고무나무를 고르고 있다. 2022.07.30. livertrent@newsis.com
[춘천=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21일 강원 춘천시 식물 하우스에서 귀농청년 김남훈(29) 씨가 수채화고무나무를 고르고 있다. 2022.07.30. livertrent@newsis.com

"강원도는 화훼산업이 안된다는 선입견을 없애고 싶어요. 강원도화훼산업은 대부분 수출용 절화(백합)로 이루어져 있어서 요즘 각광받고 있는 플랜테리어, 실내가든용 식물인 분화를 재배하는 농가가 거의 없어요. 강원도에 유통되고 있는 분화 식물은 대부분 경기도권 화훼유통단지에 의존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거리가 멀고 강원도에서 직접적으로 재배해서 납품하는 농가가 없다 보니깐 경기도권보다는 강원도의 식물 품질이 전반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문제점이 있어요. 그래서 강원도와 수도권의 암묵적인 식물 격차가 있는 거죠. 길거리 개업화분만 보더라도 경기도권은 품질 좋고 예쁜데, 강원도는 품질 낮은 화분이 자주 보여서 너무 속상했어요."

김 씨의 최종 목표는 강원도 최초의 가든센터 설립이다. 식물부터 원예 자재까지 한 번에 구매 가능한 센터. "희귀식물을 강원도에서 보기란 쉽지 않아요. 제 단골 중에 이런 걸 강원도에서 파는지 되묻는 분도 계셔요. 한 번도 본 적 없으니까. 강원도에서는 할 수 없다는 선입견이 너무 많아요. 다양한 분화 식물을 강원도에서 직접 재배하고 온·오프라인에서 판매하면서 강원도에서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더 나아가 강원도 화훼생산능력과 시장을 키우고 싶어요. 저처럼 젊은 농부가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화천·춘천=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21일 강원 화천군과 춘천시 농가에서 귀농청년들이 작업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송주희(33) 씨, 김남훈(29) 씨, 정예진(30) 씨. 2022.07.30. livertrent@newsis.com
[화천·춘천=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21일 강원 화천군과 춘천시 농가에서 귀농청년들이 작업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송주희(33) 씨, 김남훈(29) 씨, 정예진(30) 씨. 2022.07.30. livertrent@newsis.com

U형 귀농하는 청년들.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이상. 20대를 서울과 수도권에서 보낸 청년들은 어떠한 이유로 고향에 돌아갔는지 궁금했다. 소위 일컫는 '차가운 도시'에서 그들은 무엇을 얻었을까. 혹은 무엇을 잃었을까. 분명한 건 스스로 가진 소중한 가치를 고향에서 이루고 싶다는 뚜렷한 목표였다.
청년농부, 귀농청년, 귀향농부 등 일컫는 말은 많지만, 그들은 '농부'라는 자부심으로 오늘도 하루를 시작한다. (관련기사 : 귀향하는 청년들 'U형 귀농'① [더블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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