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뉴스1) 전준우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으로 싱가포르를 방문해 '고품질 임대주택' 공급 의지를 재확인했다.
오 시장은 30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방문 첫 번째 일정으로 캄풍 애드미럴티, 풍골 에코타운 등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공공주택 단지를 찾았다.
오 시장은 평소 싱가포르 주택정책에 깊은 관심을 가져온 만큼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을 구체화하기 위해 하루 종일 현장을 집중적으로 돌아봤다.
싱가포르는 정부가 토지의 90%를 소유하고 있다. 싱가포르 주택건설‧분양‧구매 등을 전담하는 기관인 주택개발청(HDB)이 전체 분양주택의 78.7%를 보유하고 있다. 2021년 기준 공공주택 비율은 74%이다.
HDB는 토지임대부 주택을 공급하며 중산층(월 소득 1300만원 이하) 가족이나 약혼한 커플로 구성된 가구에 2회의 분양권을 준다. 5년 실거주 후 시장 가격으로 매매할 수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생애 첫 주택 분양을 받는 사회 초년생 가구의 자가 보유를 적극 지원한다. 한국에서는 중위소득 기준 10년 넘게 돈을 모아야 집을 보유할 수 있지만 싱가포르에서는 평균 5년 내에 가능하다.
주택 시장 선순환을 위해 노인 가구의 경우 거주하고 있는 주택 규모를 줄이면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오 시장은 "넓은 집에서 살던 부모들이 작은 평수로 내려가면 인센티브를 줘서 시장에 물량이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안이 여기 와서 얻은 아이디어 중 하나"라며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싱가포르 북부에 위치한 실버타운인 '캄풍 애드미럴티'를 방문해 세대통합 주거단지를 형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와 강동구 시립요양원 부지에 부모가 거주하는 공공주택 단지 100~200가구와 바로 인근의 자녀 거주 100~200가구를 만들어 노인의 사회적 고립과 자녀 육아 문제를 동시에 해결한다는 구상이다.
노원구 하계5단지에는 '한 지붕 두 가족' 모델로 부모와 자녀가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하면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구조로 시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오염된 어촌마을에서 싱가포르 최초의 친환경 스마트시티로 개발 중인 '풍골 에코타운'도 방문했다. 오 시장은 '풍골 디지털지구'를 방문해 블록체인 실증 실험으로 물리적 공간·데이터·통신 인프라를 통합한 '3D 도시계획'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오 시장은 이어진 일정으로 싱가포르의 주택정책 전문가인 청쿤힌(Cheong Koon Hean) 싱가포르 기술디자인대학교 교수와 만나 싱가포르의 주택 공급정책 등을 화두로 면담했다.
한편 이번 싱가포르 공공주택 단지방문 등 현장 일정에는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이 모두 동행했다. 오 시장은 김 사장이 추진 중인 토지임대부 주택 정책을 싱가포르에서 많이 참고할 수 있다며 "오늘 일정은 김 사장을 위한 방문"이라고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오 시장은 "싱가포르는 토지를 99년 임차하고, 대부분이 토지임대부 분양 주택이다. 매월 임대료를 내는 구조도 아니다"며 "김 사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토지임대부 주택을 어떻게 한국 사회에 뿌리 내리고 접목시킬 수 있을지 이번 현장 방문을 통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토지임대부 주택과 관련해 최종적으로 국토부, 국회와 협의 중"이라며 "이번 방문을 통해 조금 더 보완할 부분이나 치밀하게 준비해야 할 부분 등을 세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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