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00억원 공사비 증액 유·무효로 시작된 다툼
추가 공사비 1조원 이상 유발한 것으로 추산
2020년 기점 조합원 1인당 분담금 3억원 늘어
최근 조합 집행부 일괄 사퇴로 정상화 기대
다만, 추가 공사비 누가 부담할지 아직 미정
추가 공사비 1조원 이상 유발한 것으로 추산
2020년 기점 조합원 1인당 분담금 3억원 늘어
최근 조합 집행부 일괄 사퇴로 정상화 기대
다만, 추가 공사비 누가 부담할지 아직 미정
■둔촌주공 사태 '2라운드 공방'
1일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시공사업단에 따르면 시공사업단은 오는 11월 공사 재개를 전제로 지난 4월부터 11월까지 공사 중단으로 인한 지출 비용이 1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했다.
지출 항목별로 △기지출된 공사비 1조7000억원의 금융(이자) 비용 △타워크레인 등 유휴장비 임대료 △현장 유지를 위한 관리비 △물가 상승분 등이다.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조속한 공사 재개로 비용을 최소화하는 게 최선"이라며 "1조원 이상의 공사 중단 추가 비용은 귀책사유가 조합에 있기 때문에 온전히 조합이 감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재건축조합은 옛 조합과 시공사업단이 지난 2020년 체결한 공사비 5600억원 증액 계약의 무효를 주장하면서 소송전으로 이어졌고, 지난 4월 15일부터 공사 중단 사태를 맞았다.
최근에는 조합 집행부와 정상화위원회, 시공사업단, 강동구청이 4자 대면을 갖고, 오는 10월 새 집행부 선임과 공사 재개를 위한 주민총회을 열기로 합의하면서 11월 공사 재개에 청신호가 켜졌다.
하지만 시공사업단 측이 공사 중단 기간 동안 발생한 비용 1조원을 조합측이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기존 공사비 2조6700억원에 5600억원이 증액돼 3조2300억원으로 늘어났고, 이번 공사 중단 비용 1조원을 추가하면 총 공사비는 4조2000억원을 넘어서게 된다.
■조합원당 1억7000만원 추가부담
업계에서는 공사 중단에 따른 조합원 1인당 추가 부담은 1억7000만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총 1만2032가구로 조성돼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에 달한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인 탓에 1조원 이상의 추가 공사비 중 일반분양에서 보전 가능한 금액은 물가상승에 따른 기본형 건축비 인상액 등으로 극히 제한된다. 결국 대부분의 추가 부담이 6068명 조합원의 몫이 될 전망이다.
공사 중단 비용에 관한 합의가 없을 시 조합원들은 입주권을 잃고 현금청산을 당할 위기에 놓일 수도 있다. 시공사업단은 오는 23일 연대보증인으로 조합의 7000억원 사업비 대출을 대신 갚는다. 합의 불능으로 시공사업단이 조합에 7000억원에 대한 구상권 청구를 할 경우 변제 능력이 없는 조합은 사업부지 경매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
원주민 외에 조합원 입주권 프리미엄을 내고 뒤늦게 조합원이 된 투자자들은 수억원 이상의 손실이 우려된다. 조합원 입주권 없이 지분율 만큼의 경매대금만 받고 토지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현 조합 집행부의 반대세력인 정상화위원회에서 앞서 공사 중단 비용으로 1조6000억원을 언급한 만큼 합의가 수월하게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정상화위원회가 추산한 1조6000억원은 조합 사업비 및 이주비 증가분도 포함돼 시공사업단이 말한 1조원 이상과 세부 항목이 다르다.
정상화위원회 관계자는 "정식 협상을 앞두고 있다"며 "추가 공사비는 부동산원의 검증을 받은 뒤 그보다 조금 낮게 (시공단에) 요청해서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론전을 펼치기 시작하면 또 신뢰를 받지 못하는 만큼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최대한 잡음 없이 해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부연했다.
heath@fnnews.com 김희수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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