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타트업 신시장 떠오른 일본
공연계 넷플릭스 '스톤비' 조윤상 대표
5년간 유료회원 10만명 회사로 성장
日정부 자금 받아 홈쇼핑 론칭도 앞둬
日 고객 충성도 높고 CVC 자금력 강점
당근마켓·강남언니·콴다 등 잇단 진출
벤처 뒤처진 日정부·기업은 지원 확대
"2027년까지 유니콘 10배로 키울것"
공연계 넷플릭스 '스톤비' 조윤상 대표
5년간 유료회원 10만명 회사로 성장
日정부 자금 받아 홈쇼핑 론칭도 앞둬
日 고객 충성도 높고 CVC 자금력 강점
당근마켓·강남언니·콴다 등 잇단 진출
벤처 뒤처진 日정부·기업은 지원 확대
"2027년까지 유니콘 10배로 키울것"
그와 공동대표 김우재씨가 지난 5년간 함께 일군 기업은 IT·콘텐츠 기업 '스톤비(STONE.B)'다. IT엔지니어 파견 사업과 더불어 '마호캐스트'라는 '유료티켓 전문 공연·콘텐츠 스트리밍 플랫폼'이 대표 사업이다. 마호캐스트가 선보이고 있는 유료 공연 스트리밍 플랫폼은 그간 일본에선 없던 시장이었다. 조 대표는 "개척"이란 말을 썼다. 마호캐스트의 유료 회원은 현재 약 10만명이다. 조 대표는 "우리에게는 K팝이란 강력한 무기가 있고, 일본시장은 그 자체로 매력포인트들이 많다"고 했다.
최근 사업 확대에 나선 조 대표는 일본 경제산업성에서 지원금을 확보, 오는 11월 라이브 커머스(온라인 홈쇼핑) 사업을 론칭한다. 한국의 K팝 슈퍼루키(성장성이 높은 신인)를 일본시장에 소개하는 에이전트 사업도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고 했다. 성장을 향한 다음 발판은 단연 도쿄증시 상장이다. 시기는 3년 내로 잡고 있다.
■일본 시장 매력은...시장규모·거래 안정성
조 대표는 일본 현지에서 곧바로 사업의 닻을 내린 케이스이고, 최근엔 한국 토종 스타트업들의 일본 진출도 거세다. 글로벌 사업의 기착지로 일본을 택하는 한국의 모험가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당근마켓, 달콤소프트(게임), 강남언니(성형정보앱), 스푼 라디오(오디오 방송 플랫폼), 콴다(수학풀이앱), 원티드(채용플랫폼), 스윙(전동모빌리티) 등이 최근 일본 진출 스타트업으로 이목을 끌고 있으며, 한국이 강점인 게임 관련 기업, 핀테크, 블록체인, 가상자산 등 영역도 다양하다.
현지 진출 'K스타트업' 젊은 기업가들이 보는 일본시장의 매력 포인트는 크게는 4가지로 요약된다. 1억2500만명이란 인구, 법과 제도의 안정성, 충성 고객층 등 거래 신뢰성, 일본 금융기관·기업형 벤처캐피탈(CVC) 자금력 등으로 압축된다. 조 대표가 운영하는 스톤비와 같은 같은 콘텐츠 유통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일본은 세계 2위 음악시장이다. 규모 자체도 크지만 유명 가수가 아니어도, 또 온라인 공연이라 할 지라도 기꺼이 돈을 내는 충성팬들이 탄탄하게 포진해 있다. 서비스를 이용하면 값을 치러야 한다는 '지불 문화'가 강하고, 저작권 보호에 대한 인식이 강하다는 점도 일본시장의 강점이다. 연을 맺기는 어려워도, 한 번 맺으면 오래간다는 신뢰성, 거래 안정성도 일본 진출 한국 기업들이 이구동성으로 강조하는 일본시장의 특성이다.
악보 콘텐츠 플랫폼인 '마피아컴퍼니'도 글로벌 악보 사이트 오픈에 이어 일본 사이트도 별도로 만들었다. 지난 2015년 사업 초반, 임직원 평균 연령 25~27세였던 마피아 컴퍼니는 현재 라수경 대표가 이끌고 있다. 한국 등 아시아 매출의 절반 이상을 일본시장이 차지할 것으로 보고, 지난 2019년 7월 일본 도쿄 긴자에 법인을 설립했다. 라 대표는 "일본 음악시장은 1인당 구매력이 크다"면서 "문화 소비의 적극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 저작권 문제에 있어 인식이 높은 편이고, 체계도 잘 갖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K스타트업들을 따라, 또 일본 현지 유명 스타트업 기업을 찾아 대기업들의 일본 진출도 본격화되고 있다.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는 일본을 주요 거점으로 삼아, 아시아 지역 스타트업 투자·육성에 나설 계획이다. 또 일본 현지에는 네이버가 소프트뱅크그룹과 손잡고 경영통합을 한 Z홀딩스 산하에 Z벤처캐피탈이 자리하고 있다. 금융기관으로는 이달 초 신한금융그룹이 일본에 스타트업 육성 거점인 '신한 퓨처스랩'을 세우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日"우리도 유니콘 만들겠다" 절치부심
한국 스타트업들에게 일본이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일본 정부와 재계의 스타트업 육성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일본의 스타트업 자금 생태계를 들여다보면, 일단 지난해 일본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 규모는 전년대비 53.7% 증가한 1조1888억엔(일본 스타트업 조사기관인 '스타트업 DB')이다. 1600여개사가 투자에 성공했다. 조사기관과 집계 방식 등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려우나 한국 스타트업계의 신규 투자가 지난해 11조5733억원(스타트업얼라이언스 집계)였던 것을 보면, 투자 규모 자체는 비슷한 수준이나 현재 스코어로선 결과물에 차이가 난다. 시장조사회사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일본의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미상장 기업)은 6개뿐이다. 미국 488개(1위), 중국 170개(2위), 인도 55개(3위), 한국 11개(10위)인 것에 비하면 매우 저조하다.
세계 3위 경제대국 일본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일본 정부와 재계는 최근 2027년까지 향후 5년간 유니콘을 현재의 10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나섰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올해를 스타트업 창출 원년"으로 삼겠다며, 스타트업 육성 5개년 계획 수립을 내각에 지시하고, 8월 1일자로 스타트업 육성을 총괄할 스타트업 담당상(장관)을 임명한다.
이미 하이우다 고이치 경제산업상은 미국 실리콘밸리로 날아가 지난 7월 28일(현지시간) 구글을 비롯해 현지 스타트업 생태계를 시찰한 뒤 향후 5년간 1000명의 일본 기업 인재를 실리콘밸리로 파견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절치부심, 스타트업 육성에 깃발을 들어올리면서, 구글 등 글로벌 테크기업들의 일본 스타트업 거점화 사업도 확대될 전망이다. 파나소닉 등 일본 대기업들도 기업 주도형 CVC 설립에 동참하고 있다. 일본 국민연금(GPIF)은 벤처 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며 스타트업 투자 개시를 선언했다. CVC업계에선 매우 상징적인 조치로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일본정책투자은행(PBI)도 신기술·스타트업 육성지원에 약 1조원 수준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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