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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무기수출 "경제안보 연계성과 한미 RDP 체결" 계기, 단초되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01 16:49

수정 2022.08.01 17:04

방위산업, 안보지형과 동맹구도서 경제안보 속성 내재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 경제안보와 연계성도 주목해야
폴란드 정부가 지난 27일(현지시간) FA-50 경공격기, K2전차, K9자주포 등 국산 무기체계 구입에 관한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부총리 겸 국방장관,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 세바스찬 흐바워크 PGZ 회장.사진=국방부 공동취재단
폴란드 정부가 지난 27일(현지시간) FA-50 경공격기, K2전차, K9자주포 등 국산 무기체계 구입에 관한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부총리 겸 국방장관,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 세바스찬 흐바워크 PGZ 회장.사진=국방부 공동취재단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폴란드는 신속하게 대한민국과 대형 방산협정에 대한 기본계약(Framework Agreement)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폴란드군이 올해부터 바로 들여올 무기규모는 각각 K-2 흑표 1000대, K-9 자주곡사포 및 파생형 모델을 포함한 672문, FA-50 48기 규모다.

세부적으론 K-2 흑표 180대를 먼저 인도받은 뒤, K-2PL 820대를 현지에서 생산하고, K-9 자주포 역시 48문을 인도받은 뒤, K-9PL 600문을 현지에서 생산한다. FA-50은 12기를 우선 인도받은 뒤, 블록 20 사양의 FA-50PL 36기를 추후 인도받는다. 기존 인도분 12기 역시 블록 20 사양이 인도되면 모두 블록 20 사양으로 추가 개량된다고 알려졌다.


이날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계약 체결식에서 "대(對)우크라이나 지원 때문에 지상·공중 전력의 공백을 채워야 했다"며 "기술·가격·도입 시기 등을 고려했을 때 한국의 무기체계가 가장 적합했다"고 국산 무기체계 도입을 결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체결식에는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와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 등 대한민국 내 방산기업 대표와 브와시차크 장관, 야로스와프 미카 폴란드군 총사령부장, 아르투르 쿱텔 군비청장 등이 참석했다.

8전비가 운용하는 국산항공기 FA-50 전투기의 공중 비행 장면 사진=공군 제공
8전비가 운용하는 국산항공기 FA-50 전투기의 공중 비행 장면 사진=공군 제공
KAI는 조종사 양성을 위한 국제비행학교도 폴란드에 세울 예정이다. 동유럽 국가에는 조종사 양성교육기관이 없어 조종사들 대부분 미국에서 교육받아왔다. 폴란드 측도 국제비행학교가 만들어지면 미국의 F-16 조종사와의 호환 교육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KAI는 또 이번 폴란드 수출을 계기로 유럽시장 본격 공략에 나서면서 2024~25년엔 미국 시장 진출도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AI에 따르면 미 공군 전술훈련기 사업 280여대와 해군 고등훈련기·전술훈련기 사업 220여대도 주공략 대상이다. 이외에도 KAI는 말레이시아·콜롬비아 등에 대한 항공기 수출도 사실상 성사됐거나 성사 직전 단계로 알려졌다.

안현호 KAI 사장은 "유럽은 미국만큼 중요한 시장"이라며 "유럽 수주를 바탕으로 국산 항공기 수출 1000대 목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이번 폴란드 무기수출은 신냉전 시대에 탈세계화가 진행되며 반도체 등 글로벌 공급망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안보와도 상당한 연계성'을 찾아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길주 인하대학교 국제관계연구소 안보연구센터장은 "이번 폴란드 대규모 무기수출은 글로벌 중추국가 구현의 일환으로 나토정상회의에 참가한 글로벌 외교의 선순환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며 "한국이 한반도를 넘어선 글로벌로 외교·안보 무대를 확대했다는 상징적 함의를 넘어 유형적 실리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으로 반도체를 넘어 방위산업도 경제안보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에서 생산된 우수한 무기가 우리 군에서 활용되면 안보수준 높아지고, 외국에 수출하면 경제발전에 기여한다는 측면에서 '방위산업은 경제안보의 속성을 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K-9 자주포. 사진=8군단 제공
K-9 자주포. 사진=8군단 제공
반 센터장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국방기술의 공급망도 포함되어있다는 점에서 경제안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따라서 이번 폴란드 무기수출을 통해 윤석열 정부가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경제안보의 실효성을 확인하는 계기로 삼아 포괄적인 경제안보를 위한 선순환 창출의 기회로 진화시켜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반 센터장은 "이번 폴란드 무기수출은 한미 국방상호조달협정(RDP: Reciprocal Defense Procurement) 체결에 대한 청신호로 기능하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하고 "한국이 일부 방산분야를 특화해 선점한다면 대규모 미국 방산시장에서도 효과를 볼 수 있음을 방증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은 RDP 추진에 합의했다.
RDP 추진으로 한국의 방산기업이 미국 방산기업과 자유경쟁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보일지는 여러 의견이 있다. 하지만 한국의 방산기술이 안보위기에 직면한 유럽 국가에 효과적 무기라는 인식이 확대되면 유럽과 방산기술을 상당부분 공유하는 미국시장 진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그러면서 반 센터장은 "한국의 폴란드 무기수출은 신냉전 시대에 변화하고 있는 안보지형과 동맹구도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단초가 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번의 성과를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도록 정부는 국가차원에서 방산수출 인프라 조성을 지원하고 민관군 모두가 참여하는 경제안보위원회를 전면에 등장시키는 계기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2 전차. 사진=국방부 제공
K2 전차. 사진=국방부 제공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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