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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5개월 만에 흑해 곡물 수출 재개...레바논으로 향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01 15:18

수정 2022.08.01 15:18

지난 7월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오데사 항구에서 튀르키예 화물선에 우크라이나 곡물이 실리고 있다.AP연합뉴스
지난 7월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오데사 항구에서 튀르키예 화물선에 우크라이나 곡물이 실리고 있다.A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7월 러시아와 합의로 바닷길이 열린 우크라이나가 전쟁 이후 약 5개월 만에 곡물 수출을 재개했다. 시장에서는 우크라이나 곡물이 풀려서 다행이지만 당장 곡물 위기가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AP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국방부는 1일(현지시간) 발표에서 이날 오전 8시 30분(한국시간 오후 2시 30분)에 우크라이나 오데사에서 시에라리온 국적 화물선 라조니호가 레바논을 향해 출항했다고 밝혔다. 해당 선박은 우크라이나 곡물을 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튀르키예 국방부는 지난 7월 합의에 따라 다른 수송선들도 안전한 항로를 통해 우크라이나 항구에서 출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쟁 전 세계 6위의 밀 수출국이었던 우크라이나는 곡물 수출의 95%를 흑해 해운으로 처리했다. 러시아는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흑해와 우크라이나 항구를 봉쇄했고 그 결과 약 2200만t의 곡물이 수출되지 못하고 우크라이나에 묶였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곡물 수출을 재개하기 위해 러시아군이 먼저 흑해 봉쇄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러시아는 항구를 봉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항구에 기뢰를 깔아 선박 출입이 막힌 것이라며 동시에 우크라이나가 곡물 운송을 구실로 무기를 옮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지난 7월 22일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모여 곡물 수출을 위한 합의에 성공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방해하지 않는 대신 튀르키예가 곡물 선적 과정을 감독한다는 조건이었다. 러시아는 합의 직후에도 오데사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항구를 미사일로 공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월 31일 보도에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이 재개되더라도 세계적인 식량 부족 문제가 당장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세계 곡물 4대 메이저 기업들에 속하는 아처대니얼스미들랜드(ADM)와 벙기(Bunge) 관계자들을 인용해 식용류와 사료용 콩 등 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여전하지만 공급은 긴축 상태라고 밝혔다.
이들은 단기적으로는 곡물 가격이 하락할 수 있으나, 공급 압박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시세가 현 상황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후안 루시아노 ADM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공급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북미와 남미에서 2년 동안 높은 수준의 수확을 거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곡물 수출을 위한 선박 보험료가 높아 대규모 거래를 위한 자금 조달이 어렵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방해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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