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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평택항 배후부지 '수사 촉구'

장충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03 13:30

수정 2022.08.03 13:30

입찰 자격 없는 재벌가 등 개인들, 무더기로 토지 등기
실제 투자액 대비 '1000% 육박 수익률' 기록한 개인도 발생
경실련, 평택항 배후부지 '수사 촉구'
【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부동산 투기의혹이 제기된 '평택·당진항 동부두 배후부지 분양사업'에 대해 철저한 수사와 정치권의 관련법 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경기경실련과 인천경실련은 3일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평택·당진항 동부두 배후부지 분양사업'이 규제장치 없는 부동산 투기장으로 변질됐다"며 "결국 부동산 투기로 귀결된 이 사업을 철저히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성명에서 "배후부지 분양과정에서 항만·물류와 관련이 없어 입찰자격이 없는 기업이나 재벌가, 그리고 특수 이해관계인이 무더기로 토지 등기자로 이름을 올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 가운데에는 실제 투자액 대비 100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기록한 토지거래도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 가운데에는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과 박장석 전 SKC 상근고문(전 부회장)과 같은 재벌가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공공재 성격이 강한 항만 배후부지가 '땅 투기용'으로 전락하는 데 재벌가가 앞장선 것 아니냐는 비난도 일고 있다.

또 이 과정에서 낙찰 기업들이 분양시행사와 정식 분양계약도 맺기 전에 낙찰 자격이 없는 개인들에게 지분을 넘기기 위해 미리 지분쪼개기를 기획하고 약속한 비밀계약서가 나와 파장이 커지고 있다.

경실련은 이처럼 국가사업으로 조성된 항만 배후부지가 '투기의 각축장'으로 변질됐지만,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관계기관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쏟아냈다.


경실련은 "해양수산부와 평택시는 동부두 배후부지 분양사업이 공공성을 저버린 부동산 투기가 명백한데도 '권한 밖의 일'"이라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강력 비판했다.

그러면서 "해당기관의 관리·감독 부실 등에 대한 사정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수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2003~2010년 평택시 포승읍 만호리에 '평택·당진항 내항 동부두' 3개 선석을 민간투자방식으로 개발했으며,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BTO(수익형)민간투자방식으로 시행해 2000TEU(1TEU는 컨테이너 1개 분량)급 3개 선석(항구에서 배를 대는 자리)과 장치장, 보세창고, 부대시설 등으로 구성됐다.

정부예산 350억원, 민간자본 1330억원 등 총 1680억원이 투입된 사업이다.

BTO민자방식은 민간이 시설을 건설한 뒤 소유권을 정부에 이전하면, 해당 시설의 운영권을 일정 기간 동안 민간이 가지면서 수익을 모두 가져가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당시 '평택·당진항 내항 동부두 3개 선석' 바로 뒤의 땅인 배후부지 12만1299㎡(옛 3만6692평)를 A·B·C 등 세 구역으로 나눠 민간에 분양했으며, 이 부지 대부분이 부두 운영사인 평택동방아이포트㈜ 지분을 갖고 있는 주주사 혹은 이 사업과 전혀 관계없는 개인들의 소유로 돌아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정부는 평택·당진항 동부두 배후부지 투기 의혹을 해명하고, 항만의 공공성 차원에서 1종 항만배후단지의 민간개발·분양 방식을 즉각 '공공개발·분양 방식으로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와 정치권은 항만의 공공성을 찾기 위해 개악된 항만법을 다시 개정하고 민간투자법에 의한 민간투자대상사업의 폐해를 전면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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