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짜증나는 이동식 단속카메라, 그냥 훔칠까? 실천에 옮긴 50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04 06:00

수정 2022.08.04 10:18

카메라 잘 보이지 않는 외진 곳으로 옮겨 놓고 달아나
단속카메라 1대당 2000만 원 고가...형사팀 나서 수사
4일 만에 자수한 범인의 정체는 50대 소방공무원
경찰, 단속 불만에 따른 범행 여부 조사 중

울산 울주군 상북면 국도 24호 이동식 단속카메라 부스 모습. 울주경찰서에서 운영하는 이동식 무인 과속 단속카메라가 설치되는 곳이다. /사진=인터넷 갈무리
울산 울주군 상북면 국도 24호 이동식 단속카메라 부스 모습. 울주경찰서에서 운영하는 이동식 무인 과속 단속카메라가 설치되는 곳이다. /사진=인터넷 갈무리

#0. 회사원 이모씨(32)는 가끔 이동식 무인 과속 단속 카메라에 찍혀 과태료를 물게 되면 자신의 운전습관을 반성하지만 한편으로는 짜증도 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행 중 아무도 없는 곳에 설치돼 있는 무인 단속카메라를 보게 되면 속으로 누군가 훔쳐가거나 부셔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솔직한 심정을 말했다.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최근 울산 울주군의 한 외곽도로에서 50대 남성이 경찰이 설치한 이동식 단속카메라를 몰래 가져가 딴 곳에 숨겨두었다가 자수하는 일이 발생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4일 지역 관광서 등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7월 27일 울산 울주군 상북면 궁근정교차로에서 발생했다.

경찰은 당일 오전 9시 20분께 이곳에 이동식 과속단속카메라를 설치한 뒤 오후 4시 30분께 장비를 회수하러 갔다가 카메라가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지난 2020년 1월에 도입한 1700만 원 상당의 고가 장비였다.

이동식 과속 단속카메라 /사진=뉴시스
이동식 과속 단속카메라 /사진=뉴시스

울주경찰서 교통과와 형사과 등은 즉각 인근 CCTV 분석과 탐문으로 수사를 진행했지만 단서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 사건 발생 4일 뒤인 7월 31일 오후 50대 남성이 자신의 소행이라며 경찰에 자수를 해 왔다.

이 남성의 직업은 소방공무원으로 알려졌으며, 카메라를 훔친 게 아니라 원래 설치된 장소 인근에 옮겨 놓았을 뿐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남성이 과속 단속에 걸리자 화가 나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건 아닌지 이유를 캐고 있다.

한편 이동식 무인단속카메라는 대당 2000만 원 가량의 고가 장비이기 때문에 울산지역에서 운영되는 장비 수는 많지 않다.

5개 경찰서에 각각 2대씩 총 10대가 운영되고 있다.
경찰은 155곳 정도 되는 울산의 과속다발지역을 옮겨가며 단속을 하고 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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