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 70주년 기념 결의안 성과도
윤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은 것과 관련 중국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대통령실에서는 "국익을 총체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방한 이틀째인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진표 의장과 회동을 갖고 한미 양국의 포괄적인 글로벌 동맹으로의 발전을 위해 의회 차원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양국이 군사안보 동맹에서 경제, 산업 분야까지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나아가는 가운데 의회 차원의 입법 협력에 뜻을 모은 셈이다.
김 의장은 펠로시 의장에게 "한미동맹은 군사안보 동맹 넘어서서 경제 및 기술 동맹으로 발전시켜나가 한미 양국이 다양한 도전에 효과적으로 공동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한미동맹이 포괄적인 글로벌 전략 동맹으로 발전해나가는데 펠로시 의장님의 지속적 리더십을 기대한다"고 했다.
김 의장은 공동 언론 발표에서 "실질적 협력과 관련해 우리 측은 미국 의회가 작년 말 '인프라법'에 이어 지난 달 '반도체 및 과학 지원법'을 통과시킨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미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에 대한 실질적 혜택으로 이어지도록 미 의회 차원의 협조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특히 첨단 기술과 공급망 협력을 인적 차원에서 뒷받침하기 위한 전문직 비자 쿼터 입법화 방안을 논의했다.
내년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결의안 채택을 적극 추진키로 하는 성과도 있었다. 김 의장과 펠로시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회담을 가진 후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내년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동맹 70주년 기념 결의안' 채택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미동맹 70주년임을 기념하고, 동맹 발전에 대한 양국 국민들의 기대를 반영한다는 취지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선 "북한의 위협 수위가 높아가는 엄중한 상황에 우려를 표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양측은 또 강력하고 확장된 대북 억지력을 바탕으로 국제 협력 및 외교적 대화를 통해 실질적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이루기 위한 양국 정부의 지원 노력을 지원키로 했다.
펠로시 의장은 윤 대통령과의 40분간 통화에서도 중국 견제보다는 한미동맹 강화에 대한 방안을 주로 논의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통화 후 기자들과 만나 "펠로시 의장이 한미 동맹은 여러 관점에서 중요하지만 특히 도덕성에서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했다"며 "앞으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질서를 갖춰 나가자고 했다"고 전했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을 발전시키는 데 미 의회와 긴밀히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며 "펠로시 의장의 JSA 방문이 강력한 대북 억지력의 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이 대만에서 대중국 견제를 강력하게 내세운 만큼, 윤 대통령이 중국을 의식해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은 게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지만 대통령실에서는 "국익을 총체적으로 고려한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최영범 홍보수석은 "펠로시 의장의 방한 일정과 윤 대통령 휴가 일정이 겹쳐서 예방 일정을 잡기 어렵다고 미국 측에 사전 설명했고 펠로시 의장 측도 상황을 충분히 이해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펠로시 의장의 타이완 방문을 계기로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 한국도 직‥간접적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길주 인하대학교 국제관계연구소 안보연구센터장은 펠로시 의장의 이번 방한에 대해 "한미동맹 강화가 행정부간의 노력을 넘어 의회로까지 공고화되고 있음을 현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며 "특히 JSA까지 방문함으로써 북한 비핵화에 압박의 메시지를 던지고 대북 억제력 제고를 유도하는 의미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을 밝힌 한국의 글로벌 역할에 대한 간접공조와 지원의 성격 측면도 있다"며 "윤 대통령이 휴가 중임에도 펠로시 의장과 전화통화를 갖은 것은 동맹국 미국에 대한 배려라는 차원과 대칭동맹으로서의 메시지도 있다고 볼 수있다"고 평가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이종윤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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