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자세로 무리한 활동, 회전근개 파열돼
한번 손상된 회전근개 자연적인 회복 어려워
원그리기 스트레칭 등으로 미리미리 풀어야
[파이낸셜뉴스] # 물놀이의 계절을 맞아 서핑의 성지라고 불리는 양양을 찾은 A씨(34). 올여름에는 서핑을 정복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서핑 강습을 신청했다. 파도타기에 앞서 그가 가장 먼저 도전한 것은 바로 패들링(Paddling)이었다. 서핑보드에 엎드린 채로 양팔을 번갈아 저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동작으로 가장 기본적인 기술이지만 감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A씨는 조금만 더 연습하면 성공할 것 같다는 생각에 쉬지 않고 연습을 이어 나갔다. 그런데 큰 파도가 다가와 두 팔로 힘차게 노를 젓던 중 어깨에 찌릿한 통증이 느껴졌다. 급하게 물 밖으로 나온 그는 어깨를 돌리며 근육을 풀어보려 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통증이 나아지지 않았다. 심상치 않은 증상에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은 결과 무리한 어깨 사용으로 인한 회전근개파열 진단을 받는다.
서핑 핫플레이스로 등극한 강원도 양양군에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여름 성수기를 맞아 올해만 3만6150명의 관광객이 방문했으며 이는 지난해 대비 2배 가량 증가한 숫자다. 이처럼 뜨거운 열기 속 서핑에 도전하는 ‘써린이(서핑 초보)’들도 늘고 있다. 간단한 강습만 받으면 바로 타볼 수 있고 실내 서핑장이 속속 생겨나면서 접근성도 좋아진 영향이다.
물론 이 같은 여름 레포츠는 더위를 피하기에 제격이지만 잘못된 자세를 취하거나 무리하게 활동을 하다보면 A씨의 사례처럼 어깨에 부상을 입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서퍼들은 좋은 파도를 잡기 위해 하루종일 패들링을 한다. 이때 어깨를 과도하게 회전시키는 과정에서 관절에 부담이 누적되며 무리가 올 수 있다. 특히 동작이 서툰 써린이들은 어깨에 지나치게 힘을 주거나 잘못된 자세를 취해 ‘회전근개파열’과 같은 어깨질환으로 이어지기 쉽다.
회전근개는 어깨 관절 주위를 덮고 있는 4개의 근육을 말하며 이 가운데 특정 부위가 손상돼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을 회전근개파열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어깨 통증이며 어깨 결림, 근력 약화 증상이 동반된다.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퇴행성질환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무리한 어깨 사용 및 과도한 스포츠 활동으로 인해 젊은층에서도 흔하게 나타난다.
문제는 수상 레포츠 후 어깨 통증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증상을 방치하는 환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회전근개는 한번 손상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파열 범위가 넓어져 자연치유가 어렵다. 따라서 증상 초기에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 전문적인 상담과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한방에서는 회전근개파열 치료를 위해 침치료와 약침치료, 한약처방 등을 포함하는 한방통합치료를 실시한다. 먼저 견우혈, 견정혈 등에 침을 놓아 뭉친 어깨 근육을 부드럽게 풀고 손상된 조직의 회복을 촉진한다. 이어 순수 한약재를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을 놓아 통증을 감소시키고 어깨의 운동범위를 넓힌다. 여기에 환자의 세부증상 및 체질에 맞는 한약을 처방해 근육과 인대 강화를 돕고 치료 효과를 높인다.
특히 어깨 질환에 대한 침치료 효과는 연구 논문을 통해서도 입증됐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Acupuncture in Medicine'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침치료를 받은 어깨관절 환자는 2년 내 어깨 수술률이 약 70%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물놀이에 앞서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어깨 관절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간단하게 따라 할 수 있는 동작으로는 ‘원 그리기 스트레칭’이 있다. 다리를 골반 너비로 벌리고 선 뒤 양팔을 좌우로 쭉 뻗어 원을 그린다. 15초간 20~30회 원을 그린 후 반대 방향도 동일하게 15초간 돌려주는 것을 한 세트로 총 3회 반복한다.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반복해 어깨의 가동성을 높이고 어깨 움직임을 부드럽게 하는 효과가 있다.
목동자생한방병원 왕오호 병원장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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