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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사태·폭염·이른 추석… 5개월 연속 물가 6%대 우려 [물가쇼크 더 온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07 17:49

수정 2022.08.07 19:03

배추 등 농산물價 1년새 2배 급등
내달 추석 이어져 밥상물가 비상
"코로나로 풀린 유동성 후유증 커"
정부 이번주 민생안정대책 발표
밥상물가 비상.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7월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물가지수는 113.12(2020년=100)로 1년 전보다 8.0% 올랐다. 7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사진=서동일 기자
밥상물가 비상.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7월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물가지수는 113.12(2020년=100)로 1년 전보다 8.0% 올랐다. 7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사진=서동일 기자
공급망사태·폭염·이른 추석… 5개월 연속 물가 6%대 우려 [물가쇼크 더 온다]
글로벌 공급망 사태에 이어 여름 폭염, 휴가철 여행비 증가와 이른 추석까지 겹치면서 물가 악재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최악의 경우 5개월 연속 6%대 소비자물가가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23년여 만에 2개월 연속(6월, 7월) 소비자물가가 6%대를 기록한 것이 끝이 아니고 9∼10월까지 물가 급등세가 이어질 수 있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무더위 작황 부진으로 배추 등 농산물 가격이 최고 2배 이상 폭등했다. 휴가철을 맞아 코로나로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물가상승을 부추겼다.
여기에 9월 둘째주부터 이른 추석연휴까지 다가오면서 사과, 배 등 제수용품 가격급등 우려로 물가당국은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해 이르면 이번주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내놓고 총력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농축수산물값 상승… 밥상물가 시름

7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글로벌 공급망 사태와 폭염, 이른 추석연휴가 겹치면서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물가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6월부터 시작된 6%대 소비자물가 상승은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최악의 경우 10월까지 5개월 연속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이른 폭염·장마로 채소류와 노지작물 생산이 줄어 배추, 무, 상추, 오이 등 가격이 1년 새 60~120% 급등했다. 정부는 폭등한 배추·감자 등 재배면적을 뒤늦게 늘릴 계획이지만 당장 농산물 가격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다. 배추가격은 9월에도 여름 고랭지 배추 출하량 감소로 가격이 더 오를 전망이다.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양배추, 당근, 양파, 대파 등도 당분간 출하량이 줄어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 생선인 명태, 고등어, 삼치 등도 출하량이 줄어 우려되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전략가는 "물가상승이 워낙 광범위한 만큼 빠르게 둔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짧게는 10월, 길게는 내년 초까지 6%대 물가상승률이 지속될 것"이라며 "한은의 추가 빅스텝(기준금리 0.5%p 상승) 가능성은 낮지만 긴축 기조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글로벌 공급망 사태로 불거진 물가급등이 때이른 추석연휴 때까지 이어지게 됐다는 점이다. 9월 둘째주 추석연휴가 시작되면서 배추 등 농작물 가격급등뿐 아니라 제수용품인 사과·배 등 출하량을 최대한 앞당겨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있지만 비싸게 들여온 원유 가격이 농산물 가격에 반영되고, 코로나로 외국인 인력 유입이 막히면서 인건비 상승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7~8월 휴가철을 맞아 호텔숙박비, 항공료, 단체여행비, 렌터카 등 여행서비스 가격이 전월 대비 두자릿수 넘는 상승세를 보였다. 휴가철 여행객들은 제주도 여행경비가 다낭 등 동남아보다 비싸다는 푸념이다. 통계청·한국물가협회 등에 따르면 7~8월 제주도 호텔숙박료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7~8월보다 30~40% 상승했다. 국내 항공료도 6월, 7월 2개월 연속으로 각각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도 가파르게 인상되면서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오는 10월 전기요금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아 물가당국은 긴장하고 있다.

■'코로나 유동성' 후유증 악재

거시경제 차원에서 미국 등이 그동안 뿌린 유동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사태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물가압력을 누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등 주요국이 금융위기 이후 막대한 자금을 풀었는데 이를 회수하기 전에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더 많은 자금이 풀려 후유증이 크다는 것이다.

김효진 대신증권 멀티운용본부팀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간 풀린 자금보다 코로나 시기에 더 많이 풀렸다.
물가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원유, 석탄 등 에너지는 대부분의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데 올해 고유가로 농산물, 상품 등 원가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이르면 이번주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내놓고 물가안정에 적극 나선다.
추석 대책에는 가격이 급등한 배추를 비롯해 제수용품인 사과, 배, 소고기, 돼지고기, 계란, 밤, 명태 등에 대한 안정방안이 포함될 전망이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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