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핵심 재료인 리튬, 앞으로 7~8년은 공급 모자라
2년새 가격 8배 올라, 전기차 업체 중심으로 수요 폭증
리튬 생산은 시간 오래 걸려, 단기간에 생산량 못 늘려
2년새 가격 8배 올라, 전기차 업체 중심으로 수요 폭증
리튬 생산은 시간 오래 걸려, 단기간에 생산량 못 늘려
[파이낸셜뉴스]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전환을 서두르는 가운데 앞으로 7~8년은 전기차 배터리 공급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면서 배터리의 핵심 재료인 리튬 수급이 어렵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현지시간) 미국 리튬 생산업체 앨버말의 경영진들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앨버말은 지난해 세계 리튬 수요의 35%를 공급해 세계 1위의 리튬 공급회사로 꼽혔다. 리튬은 니켈, 코발트와 함께 배터리의 핵심 재료로 쓰이며 소금 호수나 광산에서 채취한 소금물, 암석, 점토 등에서 추출한다. 앨버말은 현재 칠레의 소금호수와 호주의 그린부시 광산에서 리튬을 채취중이다.
앨버말의 켄트 마스터스 최고경영자(CEO)는 FT와 인터뷰에서 리튬 업계가 “오래된 체계적 문제에 직면했다”며 당분간 리튬 공급이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 7~8년 동안은 리튬 공급이 매우 빠듯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FT에 따르면 현재 리튬 가격은 2020년 초에 비해 약 8배 올랐다. 리튬 가격은 지난 3월에 t당 7만달러(약 9144만원)를 넘겨 역대 최고가를 다시 썼으며 지금도 비슷한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리튬 가격은 최근 구리 등 다른 원자재 가격들이 경기 침체 우려로 내려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앨버말은 올해 매출 전망을 3번이나 상향하기도 했다.
현재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전환을 위한 전기차용 배터리 확보에 혈안이다. 스텔란티스와 BMW가 올해 리튬 창업초기기업(스타트업)에 투자한 데 이어 최근에는 제너럴모터스(GM)가 리튬 확보를 위해 리튬 생산업체 리벤트에 2억달러를 선불 결제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리벤트는 2025년부터 6년 동안 GM에 수산화리튬을 공급한다.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투자 업계에서는 갈수록 리튬 추출 기술이 개선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2년 정도면 리튬 공급이 크게 늘어난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앨버말의 에릭 노리스 회장은 투자 업계의 이러한 전망이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리튬 생산량은 예상치보다 적은 경우가 많았으며 실제 생산량이 예상치보다 최대 25% 적었던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노리스는 뿐만 아니라 리튬 생산기업들이 기술 개발을 위해 마련한 자금 역시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리튬 광산 개발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지적했다. IEA는 개발 타당성 검토부터 실제 생산까지 짧게는 6년, 길게는 19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추정했다. IEA는 또한 현재 각국 정부가 목표로 하는 전기차 생산과 탄소중립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60개 리튬 개발 사업이 더 추가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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