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9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코리아블록체인위크 2022(KBW 2022) 기간 중 진행된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블록체인 데이터를 취합·분석해 투자자에게 제공하고, 이를 시각화해 보여줌으로써 가치 투자를 돕는 게 목표”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주 대표는 “가상자산 투자 시에도 ‘펀더멘털’을 확인해야 한다”며 거래 코인 수, 수수료, 프로토콜 수익 등을 그 요소로 제시했다. ‘오래된 고래’로 불리는 비트코인 장기 보유자 이동을 추적하는 차트인 ‘SOAB(Spent output age bands)’나 기관 투자자들 투자 심리를 표현하는 코인베이스 프리미엄 등도 이에 해당한다. 그는 또 “루나·테라 사태 같은 사례를 미연에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면서도 “하지만 비트코인을 덤핑하고, 루나를 보유한 펀드들이 이를 거래소에 매도하려는 데이터들을 제공했다면 대폭락 사태에서 피해 규모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2018년 회사를 창업해 꾸준히 인프라 구축에 힘썼던 주 대표는 이제 이를 투자에 활용할 방안 찾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선 마케팅과 함께 기술을 뒷받침할 인력이 필요하다는게 주 대표 생각이다. 현재 국내 개발자가 27명, 미국에 리서처·마케터 등 5명이 있다. 이외에 협업 중인 인플루언서, 오피니언 리더 등도 100여명 있다. 사세 확장을 위해 개발자 직군 채용도 진행 중이다. 다만 국내 규제로 인해 크립토퀀트는 현재로선 미국 시장 공략에 무게를 두고 있다.
주 대표는 “일단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등 금융기관 고객들이 실제 트레이딩 전략들을 크립토퀀트 데이터에서 찾고 있고, 그들과 직접 소통을 진행 중”이라며 “리테일(개인) 고객들은 다소 줄어드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주 대표는 당국을 향해선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가상자산 시장 대폭 개방은 현 시장 성숙도 탓에 더디다고 해도 문제가 있는 자산을 잡아내는 일에도 소극적이라면 글로벌 트렌드를 따라가기 어렵다”면서 “미국에선 이미 2013년에 불법 가상자산 추적 솔루션 업체가 설립됐고 현재는 1조 가치를 지닌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8년만 해도 한국이 가상자산 거래량에서 선두에 섰으나, 지금은 관련 기업들이 외국으로 떠나는 실정”이라며 “정부가 화이트리스트(허용 사항을 제시하고 그 외엔 금지)가 아닌 블랙리스트(불가능한 사항만 제시한 후 이 외엔 허용) 시스템으로 시장을 운영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상자산 시장 활성화와 불법 가상자산 추적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투자자들이 판단 기준을 갖고 가상자산을 활발히 거래할 수 있도록 규제를 일부 완화해주되 자금세탁, 횡령 등 불법적인 유통 흐름을 잡아낼 수 있는 조치도 병행하자는 구상이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한영준 김태일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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