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6%대 물가'에 직격탄
명절 앞두고 성수품 수요도 늘어
정부, 이번주 민생안정대책 발표
중부지방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내달 추석(9월 10일)을 앞두고 밥상물가에 또다시 비상이 걸렸다. 농산물 물가가 이미 8%대로 치솟은 상황에서 농지침수 피해 등으로 출하량이 줄어들면 가뜩이나 고물가 상황에서 직격탄이 될 수 있다. 다행히 당장 위험수위로 보기는 어렵지만 추가적인 집중호우가 예고돼 있어 피해가 어느 정도 확산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명절 앞두고 성수품 수요도 늘어
정부, 이번주 민생안정대책 발표
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전국에서 침수된 농지 규모는 5㏊(5만㎡)가량이다. 아직까지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집중호우가 오는 12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된 만큼 앞으로 피해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은 이날 어느 지역이든 비구름대가 강해지면 시간당 강수량 50~100㎜에 달하는 비가 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농작물이 침수되지 않았더라도 쏟아진 비가 배추 등 밭작물을 중심으로 무름병·병충해를 유발하거나 뿌리를 썩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확기인 배추, 무 등의 수확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추석을 앞두고 성수품 물가 잡기에 매진해온 정부는 농작물 피해현황 파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추석 성수품 가격은 이미 줄줄이 급등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배추는 72.7%, 무는 53.0% 가격이 급등했으며 수입 쇠고기(24.7%), 돼지고기(9.9%), 닭고기(19.0%) 등 축산물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오이(73.0%), 호박(73.0%), 열무(63.5%), 부추(56.2%), 무(53.0%), 파(48.5%), 감자(41.1%)도 가격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농산물 가격 상승은 재료비 상승으로 이어져 가공식품과 외식비도 밀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7월 외식물가는 1년 전보다 8.4% 올라 1992년 10월(8.8%) 이후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국수(32.9%), 라면(9.4%), 빵(12.6%), 햄·베이컨(8.0%), 기타 육류가공품(20.3%) 등 가정에서 즐겨먹는 가공식품류 가격도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밥상물가 오름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원재료 수입단가가 오르면서 식품업계의 가격상승 압력을 유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3·4분기에는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국제 곡물가격이 높았던 2·4분기 계약물량이 도입되면서 식용곡물 수입단가지수가 전 분기보다 15.9%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번 집중호우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지켜봐야 하지만, 악재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례적으로 이른 추석을 맞아 성수품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변수다. 8~9월은 집중호우나 태풍 등 기상여건에 따른 돌발변수가 많은 시기라는 점도 물가상황을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이번주 중 물가대책을 포함한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도 비상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번 대책에서는 밥상물가 상승 억제가 최우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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