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사람들 끌고 다니지 말고 일이나 해라"… 주민에게 항의받은 오세훈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10 04:05

수정 2022.08.10 10:05

(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9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수해현장을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한 시민이 항의하고 있다. 2022.8.9 soruha@yna.co.kr /사진=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9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수해현장을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한 시민이 항의하고 있다. 2022.8.9 soruha@yna.co.kr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관악구 신림동 수해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한 주민이 서울시와 관할 구청의 대처가 미흡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온라인상에서는 오 시장의 별명 '오세이돈'을 이용한 패러디를 만들어내며 시의 폭우 대처에 대한 질타를 쏟아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 10분께 폭우로 인한 침수로 발달장애 가족이 고립돼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난 신림동 반지하 주택을 찾았다. 전날 밤 이 주택 반지하에 빗물이 순식간에 들이차면서 40대 여성과 그 여동생 A씨, A씨의 10대 딸이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졌다.

현장을 둘러보며 침수 피해를 겪은 주민과 이야기를 나눈 오 시장은 물을 퍼내는 양수기 등 필요한 장비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을 직원들에게 지시했다.
이 때 이를 지켜보던 주민 중 한 명이 오 시장에게 "재해대책본부에 가면 모든 장비가 있는데 왜 못 가져오느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어 "(오 시장 주변의) 저 사람들 시켜서 그 일을 해라. 여기 끌고 다니지 말고.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시장은 알 것 아니냐"며 언성을 높였다.

이에 오 시장이 "구청장에게 확인하니 (장비가) 1천500개 정도 풀렸다. 설명해드리겠다"고 답했지만 주민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역정을 냈다.

오 시장은 "강북 등 (수해를 덜 입어) 여유 있는 자치구에서 긴급 지원해달라고 아침 9시에 통보했다"며 "비가 더 온다고 하니 있는 걸 다 내주긴 어렵겠지만 한번 돌려받더라도 급한 데에 우선 지원해달라고 얘기를 전달해놓겠다"고 다시 말했다.

관악구에는 8일 0시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372㎜의 비가 내렸다. 특히 이번 사고가 발생한 신림동 주택가는 도림천 인근의 저지대여서 빗물이 계속 반지하 주택 안으로 들어차 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시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 어제 대폭우로 서울에서 큰 인명피해가 있었다"며 "어떤 경우에도 시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시장으로서 희생자와 유가족 그리고 불편을 겪으신 피해 시민들께 죄송하다. 피해지역과 위험지역은 최대한 직접 챙기겠다"며 "모든 자원을 동원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모든 선제적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영화 '포세이돈'을 패러디한 포스터. (트위터, 인스타그램 갈무리) ⓒ 뉴스1 /사진=뉴스1
영화 '포세이돈'을 패러디한 포스터. (트위터, 인스타그램 갈무리) ⓒ 뉴스1 /사진=뉴스1
그러나 온라인 상에서는 여전히 오 시장을 향한 조롱성 비판이 이어졌다. 이날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영화 포세이돈을 패러디한 포스터 이미지가 퍼졌다.
'오세이돈'이라고 적힌 포스터에는 '무상급수로 베네치아 서울 완성', '휴가는 물의 도시 서울로' 등 조롱성 문구가 적혔다.오세이돈은 지난 2011년부터 생겨난 오 시장의 별명이다.
서울시장 재임 중이던 당시에도 서울이 폭우로 물난리를 겪어 광화문과 강남역 일대 등이 마비됐고 이에 오 시장의 행정력이 도마에 올랐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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