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동작은 폭포비 오는데, 도봉은 맨하늘..예보관도 처음 봤다는 폭우 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10 07:39

수정 2022.08.10 07:39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횡단보도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뉴스1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횡단보도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뉴스1

8일 서울 강남역 사거리 교대 방향 도로가 침수돼 있다. 뉴스1화상
8일 서울 강남역 사거리 교대 방향 도로가 침수돼 있다. 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8일 밤부터 9일 오전 사이 서울 강남 일대에 집중적으로 폭우가 쏟아졌다. 시간당 강수량이 100㎜를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곳곳에서 폭포수처럼 비가 퍼부으면서 침수 등의 비 피해를 키웠다.

기상청 관계자는 10일 "한 시간에 141.5㎜의 비가 내린 건 오래 근무한 예보관들도 처음 보는 수치로, 상상도 하기 힘든 양의 비가 한꺼번에 쏟아진 것"이라며 "이번 폭우가 내일까지 이어져 최대 350㎜가 더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폭우가 이어지면서 8일부터 9일 오후 8시까지 서울 동작구 기상청 관측소는 483㎜의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다.
서울 서초구의 누적 강수량은 447㎜였다. 이틀도 안 되는 기간 동안 7월 전체 강수량(252.3㎜)의 두 배에 가까운 비가 쏟아진 것이다.

장마철보다 더 강하고 많은 비가 쏟아진 건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와 남쪽의 고온다습한 공기가 격렬하게 부딪치는 과정에서 강한 에너지를 가진 정체전선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비구름대가 남북으로 매우 좁게 발달하면서 에너지가 분산되지 않고 집중돼 한 곳에만 비를 계속 퍼붓는 형태를 보였다. 이로 인해 비구름대가 머무르는 서울 강남과 경기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비 피해가 크게 나타났다. 실제로 8일 밤 서울 동작구에서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퍼붓는 동안 불과 20㎞ 떨어진 도봉구에서는 비가 전혀 내리지 않았다.

이번 비가 야행성 폭우로 불릴 정도로 낮보다 밤에 집중된 것도 특징이다.

기상청은 이에 대해 "낮 동안에는 땅이 가열되면서 공기가 위로 향하는 힘이 작용하기 때문에 공기 벽에 막혀 수증기 공급이 원활해지지 않지만, 밤이 되면 (공기 벽이) 나타나지 않아 수증기가 원활하게 유입된다"며 "마치 발전기가 돌아갈 때 기름을 계속해 공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9일 오후 퇴근시간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도 시간당 50~10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렸다.
기상청의 초단기 강수 예측 지도를 보면 퇴근시간대인 오후 7시에 서울과 경기 지역에 걸쳐 강한 강수대가 동서에 걸쳐 좁고 길게 나타났다.

한편 기상청은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11일까지 수도권 등에 최대 35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11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과 강원 중남부 내륙·산지, 충청, 경북 북서 내륙, 전북 북부는 100~300㎜를 기록하겠고, 많은 곳은 35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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