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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전쟁서 찾은 묘안… '도우미 중개 플랫폼' 뜬다 [혁신의숲에서 찾은 스타트업]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10 18:19

수정 2022.08.11 06:06

비상장 마켓
원하는 시간에 육아 도우미 연결
수요·정책 등 감안 시장 잠재성 커
서비스 호평에 업체 투자 봇물
자란다 데이터 사이언스 특화
째깍악어 돌봄교사 10만명 확보
맘시터 일상적 돌봄에 초점 맞춰
육아전쟁서 찾은 묘안… '도우미 중개 플랫폼' 뜬다 [혁신의숲에서 찾은 스타트업]
0.81명.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가 1명도 안 된다는 의미다. UN에 가입한 198개국 가운데 가장 낮다. 합계출산율은 2018년 0.98명으로 1명선이 무너진 이후 4년 연속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총인구는 약 5173만8000명으로 전년 대비 0.2%(9만1000명) 감소했다.
대한민국 정부가 탄생한 이해 총인구가 줄어든 것은 처음이다. 앞선 2020년에는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3만2600명이나 웃돌면서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죽을 만큼 아프면서 아이를 낳았고, 나 자신을 전부 포기하고 아이를 키웠어.' 베스트셀러 소설 '82년생 김지영'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찾기 힘든 엄마의 모습이다.

우리는 지금 지식 기반의 산업시대를 살고 있다. 자녀 양육에 대한 기대 수준은 높은 반면, 자녀 양육에 쏟는 시간과 자원은 한정돼 있어 이를 보완해줄 솔루션이 절실하다.

세계에서 출산율은 가장 낮은 대한민국이지만 부모가 자녀에게 지출하는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비용이 들더라도 편리한 육아와 동시에 본인의 생활도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때문이다.

'자란다' '째깍악어' '맘시터' 등은 부모가 원하는 시간에 돌봄, 학습, 놀이 등 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육아 도우미를 매칭해준다. 시장 수요 증가와 함께 정책 차원의 지원도 기대할 수 있어 향후 외형적 성장이 예상된다.

■성장 잠재력이 큰 돌봄서비스

육아 도우미는 베이비시터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더 익숙하다. 자란다와 같은 플랫폼이 탄생하기 전에는 베이비시터를 찾기 위해 부모가 직접 물색하고, 근로시간이나 급여 등을 일일이 협의해야 했다. 무엇보다 자녀를 맡아줄 베이비시터에 대한 사전정보가 부족해 고용 여부를 판단하기 힘든 것이 치명적인 장애물로 여겨졌다.

육아 도우미를 전문으로 중개하는 플랫폼들은 근로자의 서비스 이력을 데이터로 만듦으로써 더욱 높은 신뢰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들이 빠른 성장 가도를 달릴 수 있는 이유다.

자란다, 째깍악어, 그리고 맘시터를 운영하는 맘편한세상 등 이들 3개 회사는 모두 2016년 6월부터 3개월 간격으로 나란히 탄생했다. 창업 초기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모습이다.

특히 서비스를 경험한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아 서비스의 지속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분석이다. 덕분에 시리즈A~B라운드 자금조달에도 성공했다. 초기 투자단계인 만큼 이들의 성장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판단된다.

■데이터사이언스에 특화된 '자란다'

자란다의 장서정 대표는 과거 맘카페를 통해 대학생으로부터 자녀의 체험활동 도움을 받았는데 만족도가 높았고, 이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란다를 설립했다. 외국어, 운동, 그림 등 기초학습부터 등·하원 같은 돌봄활동도 진행한다.

자란다는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활용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돌봄을 담당하는 선생님이 직접 아이들과의 활동 내역을 작성하고, 작성된 비정형 데이터에서 키워드를 추출해 아이들의 성향을 분석함으로써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서비스 유형을 예측하고, 매칭 적합도를 높이는 것이 목표다.

자란다는 지난해 누적 매출 100억원을 넘었고, 현재 자란다 서비스를 임직원 복지에 도입한 기업만 1100개를 넘는다. 시리즈B까지 누적 투자액이 44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업 초기부터 쌓아온 데이터는 고객만족도와 직결되는 동시에 사업 분야 확장이 가능해 높은 가치평가를 받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자란다는 유사 서비스들 가운데 거래 지표 측면에서 가장 앞선다. 거래 건수의 월평균 성장률(2019년 7월~2022년 6월 기준)이 4.93%로 외형 성장을 실현하고 있다.

■인적 신뢰를 중시하는 '째깍악어'

"아이를 키우는데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 어디서나 모두 해결한다는 것이 미션이다." 김희정 째깍악어 대표의 말이다. 서비스를 이용한 부모들이 남긴 '#여긴 엄마아빠의 천국'이라는 댓글이 째깍악어의 존재 이유를 설명해준다. 부모 회원은 22만명을 넘고, 돌봄교사 10만여명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째깍악어는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을 주저하는 고객의 심리에 대응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방문할 선생님을 미리 파악할 수 있도록 모든 선생님의 자기소개 영상을 플랫폼에서 열람할 수 있다. 텍스트나 이미지 기반의 정보를 전달하는 것보다 효율적이라는 평가다. 고용노동부와 제휴를 맺고 아동돌봄전문가 자격 취득을 지원하는 것이 특기할 만한 사항이다.

째깍악어는 지난해 매출 35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1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아 온·오프라인에서 아이돌봄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째깍악어는 지금까지 140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고, 2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유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째깍악어 역시 완만한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월평균 거래건수 성장률은 0.64%로, 올해 6월 기준 월 4400건가량의 거래가 이뤄지는 것으로 확인된다.

자란다가 자금조달 이후 마케팅 예산을 집행함으로써 즉각적인 트래픽 전환이 이뤄진 것과 달리, 째깍악어는 투자자금을 교육 콘텐츠의 품질강화에 집중함으로써 곧장 트래픽으로 전환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일상적 돌봄에 초점 맞춘 '맘시터'

맘시터는 신생아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가 돌봄서비스를 쉽게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준다. 플랫폼 참여자들의 자유로운 거래를 목적으로 하는 로컬 기반의 C2C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비즈니스 모델은 육아 도우미의 정보를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게 해주는 정보열람권을 월 이용요금 형태로 받는 것이다. 한 번 매칭된 이후에는 굳이 정기적으로 결제할 필요가 없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란다와 대등한 수준의 트래픽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수익으로 전환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서비스 출시 5년 5개월 만인 올해 2월 전체 회원이 100만명을 넘었다. 5월 기준으로는 115만명을 넘는다. 회원의 비율은 돌봄서비스를 받는 부모가 35%, 서비를 제공하는 시터가 65% 정도다. 자란다, 째깍악어와는 결이 다른 구조를 갖고 있어 더 넓은 고객층을 수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마케팅 전략에 따라 얼마든지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맘시터는 지난해 9월 KDB산업은행과 KTB네트워크 등이 참여한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받았다.


*해당 보고서 원문은 혁신의숲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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