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기업 탈세 및 사기 혐의로 검찰 조사 받아
"인종차별적인 마녀사냥" 비난하며 묵비권 행사
현지 언론은 한국의 전임 대통령 수사 언급
"인종차별적인 마녀사냥" 비난하며 묵비권 행사
현지 언론은 한국의 전임 대통령 수사 언급
[파이낸셜뉴스] 뉴욕주 검찰에 출두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족의 자산 조작 혐의에 대해 묵비권을 행사했다. 그는 흑인 검찰총장이 인종차별적인 “마녀사냥”을 한다고 비난했다.
CNN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10일(현지시간) 뉴욕주 검찰에서 약 6시간에 걸친 수사를 받고 귀가했다. 트럼프는 검찰 심문에 맞춰 발표한 성명에서 미 수정헌법 5조를 언급하고 "미국 헌법이 모든 시민에게 부여한 권리에 따라 검찰에 대한 답변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수사 관계자는 실제로 트럼프가 심문동안 묵비권을 행사했다고 전했다.
과거 트럼프는 연설에서 무죄라면 묵비권을 행사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이번에 묵비권을 행사하는 이유에 대해 "예전에 '죄가 없다면 왜 묵비권을 행사하느냐'는 질문을 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답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의 표적 수사와 적대적인 언론 환경 등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트럼프는 자신이 만든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인종차별론자인 뉴욕주 검찰총장을 만나게 됐다. 미국 역사상 가장 거대한 마녀사냥의 일환이다"라고 주장했다.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은 민주당 소속이며 뉴욕주 최초의 흑인 여성 검찰총장이다.
뉴욕주 검찰은 이미 약 4년 전부터 트럼프의 부동산 기업인 ‘트럼프 오거나이제이션’을 수사중이다. 검찰은 트럼프와 그의 가족들이 대출을 위해 부동산 가치를 부풀리는 한편 세금을 낼 때는 가치를 축소했다고 의심했다. 트럼프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장녀 이방카는 이미 지난주 검찰의 심문을 받았고 묵비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이외에도 지난해 1월 의회 난동 방치, 대통령 기록물 밀반출 등 여러 가지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랐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8일에 전직 대통령으로는 역대 최초로 트럼프의 플로리다 자택을 압수수색하여 대통령 기록물 은폐 여부를 조사했다. 공화당은 이러한 조치를 민주당의 정치적 공세라고 비난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9일 칼럼에서 한국을 언급하며 한국에서는 많은 전임 대통령들이 퇴임 이후 투옥되었지만 민주주의가 약화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현재 트럼프는 2024년 대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으며 미 헌법상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해서 대선 출마가 제한되지는 않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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