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반도체 장비 전문기업 예스티가 국내 굴지의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 상용화를 전제로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이 회사는 자체 기술로 고압어닐링 장비를 개발 중이다.
고압어닐링 장비는 반도체 제조 핵심 공정장비로 최근 시장에서 관련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다. 현재 테스트를 진행 중인 장비는 ‘알파’ 장비다. 예스티는 올해 말까지 장비 신뢰도 높여 상용화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예스티의 고압 어닐링 장비는 300~800℃ 온도 범위에서 고압(최대 30기압)을 가해 100% 농도의 중수소 어닐링 공정 등에 적용할 수 있다. 기존 어닐링 공정은 600~1100℃의 온도를 요구할뿐 아니라 중수소 침투율의 한계로 산화막 계면 결함 개선 효율이 떨어진다. 반면, 예스티의 어닐링 장비는 고압으로 반도체 계면에 중수소 침투율을 향상시켜 어닐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어닐링 공정은 반도체 제조 핵심 공정 중 하나로 반도체 실리콘 옥사이드(Si) 표면의 결함을 고압의 수소·중수소로 치환해 제품의 신뢰성을 향상시킨다. 어닐링 공정을 마치면 반도체의 구동 전류 및 집적회로 성능이 높아진다. 삼성과 SK하이닉스뿐 아니라 해외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정보처리 속도 향상과 수율 개선을 위해 어닐링 공정 설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고압 어닐링 공정을 통한 반도체 수율 향상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각되면서 고압 어닐링 장비의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 상장된 고압어닐링 장비 기술을 보유한 HPSP(에이치피에스피)가 시장에서 높은 밸류를 받고 있을 정도로 어닐링 장비에 대한 시장의 관심 또한 높은 상황이다.
지금까지 어닐링 장비는 주로 해외에서 핵심 부품을 수입해 제작됐다. 따라서 예스티가 개발 중인 장비의 상용화가 이뤄질 경우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핵심 부품 국산화로 인한 장비 공급에 소요되는 리드타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예스티 관계자는 “지난 2년간 고압 어닐링 장비 개발에 주력해온 결과 자체 기술로 알파 장비를 개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알파 테스트를 기반으로 장비를 개선해 ‘베타’ 테스트까지 진행하면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사 전반적으로 기존 캐시카우 사업인 반도체 후공정과 디스플레이 장비부문은 공급 아이템을 확대하는 한편, 고압어닐링 장비 상용화를 기점으로 수익성이 좋은 반도체 전공정 분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예스티는 최근 고압어닐링 장비의 압력 챔버 등에 관한 기술을 기반으로 중수소 리액터 장치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해 관련 핵심 기술을 특허 출원한 바 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