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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그리스 감시 종료...12년 만에 '경제 위기' 마침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11 16:07

수정 2022.08.11 16:07

EU, 그리스 경제 및 정부 지출 심층 감시 종료
2010~2018 3차례 구제금융 거치며 그렉시트 위기까지 몰려
그리스 경제, 6대 분야 개혁으로 단단해져
10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에서 시민들이 국회의사당과 시가지를 바라보고 있다.AP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에서 시민들이 국회의사당과 시가지를 바라보고 있다.A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약 12년 전 첫 구제금융 이후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탈퇴 위기(그렉시트)까지 몰렸던 그리스가 마침내 ‘경제 위기’라는 터널을 벗어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예산감독기구는 10일(현지시간) 발표에서 그리스 정부에 대한 지출 감시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파올로 젠틸로니 EU 경제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크리스토스 스타이쿠라스 그리스 재무장관에게 서신을 보내 “그리스는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에 약속한 정책 약속들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효과적인 경제 개혁 조치들을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스타이쿠라스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그리스의 중요한 국가 목표를 달성했다”고 자축했다.


해운과 관광, 농업 등에 의존했던 그리스는 2008년 국제 금융위기 이후 주력 산업들이 몰락하자 과도한 정부 지출을 감당할 수 없어 재정난에 빠졌다. 유로존 국가였던 그리스는 2010년에 소위 ‘트로이카’로 불리게 될 국제통화기금(IMF)과 EU 집행위원회, 유럽중앙은행(ECB)에게 구제 금융을 신청했다. 그리스는 이듬해 2차 구제 금융을 받고도 난관을 돌파하지 못했다. 2013년의 그리스 실업률은 27.8%에 달했다.

2015년에 집권한 알렉시스 치프라스 전 총리는 트로이카가 구제 금융 대가로 요구하는 경제 개혁 요구가 너무 가혹하다고 반발했다. 그리스는 트로이카의 돈을 받지 못하자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졌고 그렉시트를 목전에 뒀다. 치프라스 정부는 이후 트로이카와 극적인 협상 타결로 3차 구제 금융 지원을 받게 됐지만 2019년 총선에서 참패했다.

그리스는 2018년에 공식적으로 3차 구제 금융 체제를 졸업했다. 트로이카를 비롯한 채권단은 구제 금융을 마치며 채무 만기를 연장해 주었고 동시에 그리스 경제를 집중 감시하기로 했다. 그리스는 오는 11월에 마지막 구제금융 관련 채권을 갚아야 한다.

EU 관계자들은 지난 4월 그리스를 방문해 올해와 내년도 그리스 경제 성장률이 에너지 가격 상승 및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각각 3.5%, 3.1%라고 예상했다. EU 측은 그리스 정부의 재정 적자 비율이 2021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5.5%로 예상보다 2.1%p 낮았다고 지적했다.


EU 집행위는 경제 감시 종료와 관련해 “그리스 경제 위기가 다른 유로존으로 퍼질 가능성이 상당히 줄어들었다”며 “더 이상 감시를 지속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스타이쿠라스는 젠틸로니의 서신에 답장하며 그리스가 재정과 복지, 금융 안정성, 노동시장, 민영화, 공공 관리를 포함한 6대 영역에서 개혁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조치로 그리스의 장기 성장과 안정성을 위한 단단한 발판이 마련되었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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