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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무슨 일이?…대우조선 민노총 탈퇴 개표 중단 20여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12 05:00

수정 2022.08.12 05:00

[파이낸셜뉴스] 대우조선해양의 민주노총 탈퇴 투표를 둘러싸고 노노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민주노총 소속의 금속노조 탈퇴 투표가 부정투표라고 주장하는 민주노동자협의회(민노협)와 "조합원들의 민의을 아는게 먼저"라며 개표를 주장하는 노조원간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대우조선지회의 금속노조 탈퇴 투표 관련 영상. /대우조선지회 유튜브 갈무리
대우조선지회의 금속노조 탈퇴 투표 관련 영상. /대우조선지회 유튜브 갈무리
선관위원장 투표용지 소각 주장 동영상 공개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께 원청 노조는 금속노조 탈퇴 찬반투표를 하던 중 부정투표 의혹으로 개표를 중단했다. 이후 한 달여간 해당 내용 관련 이야기가 나오지 않다가 최근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대우조선지회는 10일 ‘조합원 동지께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안내메시지를 발송했다.
해당 메시지에는 ‘조합원 임시총회 투표가 개표 중단이란 사상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고 아직까지 개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금속노조 탈퇴를 주장하는 민노협에서는 유인물을 통해 노동조합이 거짓 선동과 악의적인 편집을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회는 더 이상의 이 혼란을 이어갈수 없기에 동영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대우조선지회 선거관리위원회 측에서 주장하는 것은 개표 과정에서 ‘뭉탱이표가 발견됐다’는 것이다. 뭉탱이표란 여러장의 표가 접혀있거나 겹쳐있는 표를 뜻한다. 이에 따라 선관위측에서는 재투표를 요구하고 있는 중이다.

실제로 노조 측에서 제공한 영상을 보면 개표 도중 한 노조 조합원이 “같은 번호나 일련번호가 똑같다”며 문제제기를 한다. 이후 집행부 측과 선관위 측에서 고성이 오가는 것도 확인됐다. 영상에 따르면 집행부 측 관계자는 “위원장 독단으로 투표를 중단할 수는 있다”면서도 “중단을 하면 투표함 보존 절차를 거쳐 법원의 판단을 받아 다시 개표하는 등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선관위원장은 “개표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남은 표는) 이시간 이후로 소각할 것”이라고 답했다.

"부정투표" vs "개표 재개" 노노갈등 격화

하지만 조합원들은 뭉탱이표가 발견됐더라도 개표는 마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조합원은 파이낸셜뉴스에 “상황이 어떻게 됐든 개표는 우선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조합원들의 민의를 아는 게 우선인데, 그렇지 않으면 결과 자체를 알 수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조원들의 불만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영상 댓글에는 ‘개표는 우선 다 하고 이후에 나오는 부정시비는 법의 판단에 따르면 된다’, ‘조합원의 투표용지를 함부로 소각해서는 안된다’, ‘같은 부서에서 일련번호가 나오지 않으면 그것이야말로 부정투표가 아닌가’ 등의 의견이 달렸다.

이에 따라 향후 노조 내에서 갈등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조합원은 “이번 일과 관련해 더 이상 지회를 흔드는 일은 없어야 하며 조합원의 선택도 왜곡해서는 안된다”며 “빠른 시간 안에 정상화를 통해 안정적인 투쟁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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