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물난리라는데… 울산은 물 구입비로 매달 7억 쓴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11 18:20

수정 2022.08.11 18:20

계속되는 가뭄에… 댐 마른 울산
폭염 이어지며 수돗물 사용 급증
7월 낙동강서 끌어온 물 7억 훌쩍
이달에도 가뭄 이어지면 물값 내야
울산의 식수댐인 울주군 두동면 대곡댐은 총 저수용량이 2850만t이지만 계속된 울산지역의 가뭄으로 인해 8월 현재 10%가량만 물이 차 있다. 중상류 부근은 이미 실개천과 풀밭으로 변했다. 사진=최수상 기자
울산의 식수댐인 울주군 두동면 대곡댐은 총 저수용량이 2850만t이지만 계속된 울산지역의 가뭄으로 인해 8월 현재 10%가량만 물이 차 있다. 중상류 부근은 이미 실개천과 풀밭으로 변했다. 사진=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연일 기록적인 폭우로 서울과 수도권, 충청 등 중부지방이 물난리를 겪고 있는 데 반해 동해남부지역에 위치한 울산지방은 두 달 가까이 폭염과 함께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수돗물과 공단지역 공업용수 공급을 위해 낙동강물까지 구입해 쓰는 상황이다.

■댐 말랐다… 낙동강물 끌어와 충당

11일 울산시상수본부에 따르면 연일 30도~34를 웃도는 폭염으로 인해 수돗물 사용이 늘면서 울산 천상정수장과 회야정수장 등 2곳에서는 약 20~25만t씩 하루 50만t 안팎의 수돗물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정수장에 원수를 공급하는 댐들의 저수량은 바닥을 보이고 있다. 울산지역에 두 달 넘게 가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는 최근 가뭄 예·경보를 통해 울산이 '주의' 단계라고 발표했다. 8월 한 달 가량은 생활용수와 공업용수 부족을 예고했다.

올해 울산지역의 전체 누적 강수량은 418mm로 평년 대비 53.2%에 불과하다. 특히 여름이 시작된 지난 6월 147mm, 7월 125mm로 이 기간 내린 울산지역 비의 양은 272mm에 불과하다. 8월 들어서는 0.2mm 기록 중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한국수자원공사와 관리하는 지역 식수댐 3곳 중 대곡댐(저수량 10%)과 사연댐(20.3%) 등 2곳은 바닥이 드러나 현재 식수 공급이 중단됐다. 나머지 한 곳인 대암댐(33.2%)은 낙동강 물을 끌어다 충당하고 있다. 대암댐은 생활용수 외에 울산지역 공단에 공업용수까지 공급하는 댐이다. 자칫 낙동강까지 물이 부족할 경우 공단 가동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

울산시 자체 수원인 회야댐도 지난 6월 중순부터 하루 7만t 안팎의 낙동강물을 끌어다 채우고 있지만 유효저수량이 22%대에 머물러 있다. 폭염이 계속되면서 수돗물 소비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낙동강 물값 7억6000만원

낙동강 원수를 구입하는 비용도 만만찮다. 울산시가 회야댐 저수량 유지를 위해 구입하는 낙동강 물값은 현재 t당 233원이다. 지난 6월에 약 2억 6000만 원의 비용이 들었지만 7월 들어서는 7억 8600만원이 들었다.
현재처럼 가뭄이 계속될 경우 8월 또한 7억 원 안팎의 낙동강물을 구입해야 한다.

다행히 낙동강 상류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경남 양산시 원동 취수장의 경우 녹조의 영향은 덜하다고 울산시 상수도본부는 밝혔다.
상수도본부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마른장마와 계속되는 폭염으로 인해 수돗물 소비는 늘고 있지만 비를 가진 장마전선이 중부지방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고 있다"라며 "비만 내려주면 수십억 원의 예산을 아낄 수 있지만 어쩔 수 없이 물값을 지불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ulsan@fnnews.com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