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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산업화 상징 '공업용수도' 90년만에 역사 속으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14 13:47

수정 2022.08.14 13:47

영등포아리수정수센터 내 공업용수 시설 2025년까지 폐쇄
노후 및 수요 감소에 따른 영향
서울시는 영등포구 영등포아리수정수센터에 있는 공업용수 공급시설을 시설 노후 및 수요 감소에 따라 2025년까지 폐쇄하기로 했다. /사진=서울시
서울시는 영등포구 영등포아리수정수센터에 있는 공업용수 공급시설을 시설 노후 및 수요 감소에 따라 2025년까지 폐쇄하기로 했다. /사진=서울시
[파이낸셜뉴스] 서울 시내에 남은 마지막 공업용수 공급시설이 2025년까지 모두 폐쇄된다. 시설 노후 및 수요 감소에 따른 조치다. 일제강점기인 1939년부터 시작된 서울의 공업용수도 역사가 약 90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셈이다.

서울시는 1969년 영등포구 일대 현재 영등포아리수정수센터가 있는 위치에 건설한 서울 시내 마지막 공업용수 공급시설이 노후됨에 따라 2025년까지 폐쇄한다고 14일 밝혔다.

공업용수는 완벽한 정수공정을 거쳐 공급하는 일반 수돗물과 달리 원수 그대로 또는 간이 정수공정을 거쳐 산업단지로 공급하는 수도를 말한다.
복잡한 정수과정을 별도로 거치지 않고, 취수구를 통해 끌어올린 한강물을 그대로 공급하기 때문에 수돗물에 비해 매우 저렴한 가격이 특징이다.

수요처에서는 특성에 맞게 정수처리 후 냉각용수·보일러용수·청소용수 등으로 활용한다. 안정적이고 저렴한 공업용수 공급은 산업화 시대에 생산성 향상과 국제경쟁력 확보에 중요한 기반 중 하나였다.

서울 시내에 남은 마지막 공업용수 공급시설은 1969년 지금의 영등포아리수정수센터가 위치한 양화동 수원지 부근에 하루 5만t 규모로 1차 준공됐다. 한강물을 퍼올려 당시 인근 공장 밀집 지역이었던 양평동·문래동·당산동·영등포동·구로동·도림동 등에 공급했다. 1977년까지 1일 13만t 규모로 시설을 확장했다.

1970년대 산업화와 함께 정점에 오른 서울시 공업용수도는 1974년 48개 업체에 하루 7만1000t을 공급했다. 산업환경 변화로 대부분의 공장들이 지방으로 이전해 올해 초에는 3개 업체(CJ제일제당, 수화기업, 롯데제과)와 도림천 유지용수로 하루 1만5000t을 공급하는 수준으로 감소했다. 그나마도 3개 업체 중 2개 업체는 올해 폐전해, 현재 공업용수 본래의 목적으로는 1개 업체만이 하루 2000t을 공급받고 있는 수준이다.

특히 시설 노후화로 최근 2년간 영등포 일대 700~800mm 공급관로(1969~1982년 부설)에서 8건의 누수가 발생하는 등 안전상 문제도 발생했다. 지난 5월 시설유지 효율성에 대한 전문가 안전진단을 실시한 결과, 경제성과 안전성 측면에서 공업용수 공급시설을 완전히 폐쇄할 것을 결정했다.

시설 노후화에 따라 공업용수 시설의 전면적 개선이 필요하나, 막대한 예산 투입 대비 실 수요자가 거의 없어 비효율적이라 판단됐다.
공업용수 공급중단에 따른 기존 공급업체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폐쇄 일정을 조정하는 등으로 합의에 이르렀다.

도림천 유지관리용수는 '하천 및 도시관리용수공급 기본계획'과 연계해 하수재처리수 등을 활용한 대체 공급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구아미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대한민국 산업발전의 역사를 함께 한 서울시 공업용수를 폐쇄하게 돼 한편으로는 아쉬운 마음도 있다"며 "어려운 상황에도 서울시정에 적극 협조해 주신 관련 업체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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