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 이후 155만명 관람…훼손·상업적 이용 등 후유증도
문화재청 등에 따르면 관람 예약 인원 규모 등을 토대로 볼 때 청와대 개방 99일째인 16일까지 약 155만 명이 청와대를 다녀갈 것으로 추산된다. 개방 석 달이 지난 지금도 평일 평균 1만여 명, 주말 2만여 명이 청와대를 방문한다. 외국인 관람객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13일 문화재청 청와대국민개방추진단에 따르면 6월 22일∼26일 청와대를 다녀간 만 15세 이상 관람객 1000명을 대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9.1%가 관람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향후 청와대를 문화예술과 자연, 역사가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문화재계와 학계 일각에서는 청와대 일대에 대한 충분한 조사·연구가 이뤄지지 않고 향후 계획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면 개방된 점을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 5월 11일에는 한 50대 여성이 보물로 지정된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 앞에 놓인 기물을 파손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고, 최근에는 한 가구업체가 청와대 내 상징적 공간인 본관 앞 대정원 등에서 촬영한 영상에서 자사 소파를 내세운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업적 활용'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청사진 두고 부처 간 엇박자 논란
청와대 본관 1층 로비와 세종실·충무실·인왕실을 비롯해 관저 본채 거실과 별채 식당은 미술품을 상설 전시하는 공간으로 활용한다. 영빈관은 미술품 특별 기획전시장으로 구성해 청와대 소장품 기획전,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 국내외 유명 작가 등의 작품을 유치할 예정이다. 올가을 소장품 특별전을 추진 중으로, 최근 전시 대상 작품을 그린 의재 허백련, 월전 장우성 작가 유족과 오용길 작가가 이곳을 둘러보기도 했다.
녹지원 등 야외를 수목원과 조각공원으로 조성하고, 대정원에선 국악, 클래식, 대중음악 등이 어우러진 종합 공연 예술 무대를 기획할 예정이다. 과거 대통령 기자회견장으로 쓰인 춘추관 2층 브리핑실은 민간에 대관하는 특별 전시 공간으로 만든다.
문체부 관계자는 "하반기 공간과 콘텐츠의 세련된 조합을 더 고민하고 예산 작업도 해야 한다"며 "완전한 방향을 잡고 국민이 가까이서 청와대의 속살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정도가 되려면 내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대통령실의 위임을 받아 지난 5월부터 청와대 권역을 관리하고 있는데 문체부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청와대를 복합문화단지로 조성하는 방안을 내놓자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더욱이 문화재청 내 노조가 문체부 계획에 반대 뜻을 전하고 문화재 정책을 심의·의결하는 문화재위원회가 긴급회의에 나서자 정부 안에서조차 소통 부족이란 지적도 잇따랐다.
한편, 미술계를 중심으로 한 문화예술계는 시각문화 중심의 복합문화 공간으로 활용하는 정부안을 환영하기도 했다. 문화재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 관리 방안은 부처 내 주도권 싸움이 아니라 역사적 공간이라는 점을 우선 두고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충분한 논의를 통해 긴 호흡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로 1번지, 청와대. 국민과 역사는 항상 기억한다.
ssahn@fnnews.com 안삼수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