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집중호우 피해현장을 방문하면서 입은 '남색(네이비 블루) 민방위복'이 눈길을 끌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있던 '노란색 민방위복'이 아니었다. 이 장관이 입은 민방위복 시제품은 등에 '대한민국' 글자가 적혀있고 왼팔에는 태극기, 오른팔에는 민방위 마크가 박혔다. 이 장관은 지난 10일 호우로 옹벽이 붕괴한 서울 동작구 사당동 아파트 현장을 방문했을 때도 노란 민방위복을 입은 윤석열 대통령과 다르게 혼자 남색 시제품을 입었다. 14일 오전 경기 양평·여주 수해 현장을 방문했을 때와 호우 상황 점검 회의에 참석할 때도 입었다. '노란 민방위복'은 민방위대 창설 30주년을 맞았던 2005년부터 각종 비상상황 및 재난현장 등에서 입었다.
민방위제도 개선…훈련 횟수 4회서 2회로
행정안전부는 민방위에 대한 국민 부담을 줄이고 민방위대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연 4회 실시해온 전국단위 민방위 훈련 횟수는 연 2회로 줄이고 노란 색상의 민방위복을 변경한다고 17일 밝혔다.
행안부는 기존 강의식 민방위 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25년까지 스마트 민방위 체험 교육장 2곳을 구축하고, 민방위 1∼2년차 대원들에게 체험교육을 집중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3∼4년차 대원들의 교육 시간은 4시간에서 2시간으로 줄이고, 교육 방식도 온라인으로 전환해 집합교육으로 인한 부담을 줄이고 교육 콘텐츠를 강화한다. 연 4회 실시해온 전국단위 민방위 훈련 횟수는 연 2회로 조정하고, 기존에 실시했던 민방공 대피 훈련뿐 아니라 화재, 지진 등 생활 속 재난 상황에서 민방위 대원의 역할과 활용 장비 숙달 훈련을 병행한다.
이와 함께 행안부는 기관 간 편성 대상자 정보 공유 오류 등으로 발생하는 국민 불편을 개선한다. 지금까지는 민방위 편성 고지 시 교육통지서를 본인이나 가족이 직접 받아야 하고, 해외 장기체류 등 편성·교육 제외 대상도 증빙자료를 첨부해 직접 신청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행안부는 앞으로 민방위 편성·교육 관련 전자적 고지방식을 늘리고, 본인 신고 절차를 간소화해 민방위 업무 처리를 더욱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현재 일부 지자체에서 운영 중인 전자적 고지 방식과 더불어 행정정보 안내 서비스인 '국민비서' 등을 활용한 민방위 알림서비스를 추가로 도입한다. 기존 통지서 등기우편을 직접 받지 않아도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이 서비스는 연내 일부 지자체에 시범적용 후 점진적으로 확대해서 실시할 계획이다.
또 민방위 관련 기관 간 병무, 출입국기록 등 정보를 공유해 편성·교육 제외 사유가 확인되면 담당자 직권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한다.
을지연습때 새 민방위복 '현장투입'…시안 5종 시범착용
행안부는 9종의 민방위복 색상에 대해 지난 6월 24일부터 7월 6일까지 국민 선호도 조사를 거쳐 5종(다크 그린, 네이비, 그린, 그레이, 베이지)의 시제품을 마련했다.
5종의 시제품들에 대해 을지연습 기간인 오는 22일부터 25일 중 을지국무회의, 행안부 및 일부 지자체를 대상으로 시범적용을 할 계획이다.
이후 시범적용 지자체 공무원과 국민을 대상으로 지속해서 의견을 수렴하고 활동복 기능성 개선 연구 등을 이어갈 방침이다.
행안부는 민방위기본법 및 시행령, 민방위 복제 운용 규정 등 관련 법령 개정을 내년까지 완료할 계획이지만, 새로운 민방위복 적용 이후에도 기존 민방위복 착용과 병용해 점진적으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ssahn@fnnews.com 안삼수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