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위원은 지난 15일 TBS 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과의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가 한 라디오에 출연해 한 발언을 짚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자신을 가리켜 '이 XX 저 XX'라고 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소위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과 윤핵관 호소인들이 저를 때리기 위해 들어오는 약간 지령 비슷한 역할을 한 것"이라며 "'100년 만에 나올 만한 당 대표' 그리고 'XX', 이걸 조합하면 '100년 만에 나올 만한 XX'라는 거냐"고 되묻기도 했다. 특히 양두구육(羊頭狗肉) 발언으로 윤 대통령을 개고기에 빗댔다는 지적에 대해 이 전 대표는 "토사구팽(兎死狗烹)이라고 해서 나를 개에 비유한 것이냐고 발끈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천 위원은 이날 방송에서 "기자회견도 기자회견이었지만 라디오 방송할 때 본심을 더 잘 이렇게 얘기하는 것 같다"며 이날 오전 이 전 대표가 방송에서 결정적 2가지 내용을 노출했다고 짚었다.
이어 천 위원은 "(하나는)이준석 대표가 단정적으로 얘기하진 않지만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과의 결별을 선언한 것"이고 또 다른 하나에 대해서는 "신당 창당 할 일은 없고, 당내에서 노선 투쟁 또는 주도권 확보 경쟁을 본격화하겠다고 천명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천 위원은 "대통령실이나 윤핵관 분들이 최대한 대응을 자제하고 있는 것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윤 대통령과 이 전 대표가 오해를 풀고 정치적으로 합의하는 건 "거의 어려워졌다"고 전망했다.
한편 진행자가 "이XX, 저XX부터 양두구육 발언까지, 이 전 대표의 표현이 지나치게 과한 것 아니냐, 신인규 전 상근부대변인도 굳이 얘기할 필요 있었겠느냐고 했다"라고 말하자 천 위원은 "이 전 대표가 좋게 말해서 센 표현, 나쁘게 말해서 자극적인 표현을 하는 건 드문 일이 아니다. 굉장히 전략적이었다"며 "이 전 대표 입장에서는 이슈 주도하는 것이 쉽게 사그라들어선 안 되기 때문이다. 강한 메시지들을 던지고 그것에 대해서 당내에서 '뭐 개고기?' 이런 식으로 논란이 되는 자체가 당으로선 머리가 아픈 일이지만 이미 여론전을 선택한 이 대표에게 그렇게 나쁠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진행자가 "얼마 안 있으면 이 대표도 마흔이 넘어간다. 싸가지론, 이 전 대표를 생각해서라도 이 부분은 조금 변화해야 하지 않나"고 하자 천 위원은 "싸가지 없다고 충분히 볼 수 있다"면서도 "이 전 대표의 주목도 높은 행보들 때문에 저희 당이 노선 투쟁이라든지 이런 부분들도 좀 본격화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평했다.
이어 천 위원은 "많은 분들이 이 전 대표에게 지지를 보내는 이유 중 하나가 '이준석의 싸가지 없음'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싸가지 없음 그 자체가 이준석 대표가 갖고 있는 하나의 특성, 스타성이다"라고 설명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