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컬리(마켓컬리)가 다음 주에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받게 됐다. 컬리는 상장 예비심사 승인을 받아 상장 1차 관문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 카셰어링 1위 업체 쏘카가 청약 흥행에 실패하면서 컬리의 상장도 가시밭길을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금융투자(IB)업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다음 주 중에 상장공시위원회를 열어 컬리 상장 예비심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컬리는 상장 심사의 걸림돌이던 재무적 투자자(FI)들의 보유지분 의무보유 확약서와 올해 상반기 실적 및 재무 현황을 거래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무보유 확약서는 컬리의 재무적 투자자들이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고 의결권을 공동행사하겠다는 약속을 담고있다.
거래소는 창업자인 김슬아 대표의 지분율이 5.75%로 낮은 점을 고려해 FI들에 최소 18개월 이상 보유 지분을 팔지 않을 것과 20% 이상 지분에 대해 의결권을 공동행사하겠다는 약정을 컬리에 요구해 왔다. 이는 상장 이후 일정 기간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컬리의 경영과 재무 상황도 상장 기준을 충족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경영 성과 요건을 보면 적자를 냈더라도 일정 재무 요건을 갖춘 기업은 예심을 통과할 수 있다.
컬리가 예비 심사 승인을 받더라도 2차 관문인 몸값 산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커머스 업계는 올해 기업공개(IPO)시장이 위축돼 컬리가 당장 상장에 나설지 주목하고 있다.
올해 현대오일뱅크, SK쉴더스, 원스토어, 태림페이퍼 등 기업들이 공모를 취소했고 쏘카 등 상장에 나선 기업들은 기대를 밑도는 공모가 산정과 부진한 청약 결과에 쓴맛을 봤다. 특히 쏘가의 경우 전형적인 ‘적자 성장주’의 특징을 보이고 있어 컬리 상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쏘카는 지난해 매출이 31% 성장했지만 210억 원의 영업손실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쏘카는 기업 가치 1조 원 사수에도 실패했다.
컬리는 지난해 12월 앵커에쿼티로부터 2500억원 규모의 프리 IPO 투자(상장 전 지분투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를 4조원으로 평가받은 바 있으나 현재 가치는 1~2조원대에 불과하다.
컬리의 재무적 투자자들은 비상장 상태에서 투자 자금을 회수하는 것보다 상장을 통해 자금 조달을 하면 기업가치가 더 올라갈 수 있다고 판단, 상장에 동의해온 것으로 보인다. 투자금 회수를 위해 기업 매각도 고려해볼 수 있으나 최근 인수·합병(M&A)시장도 위축돼 역시 원하는 몸값을 받기가 쉽지 않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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