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지난 5월 10일 대통령 취임사에서 밝힌 '담대한 계획'을 구체화해 내놓은 것으로,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에 상응해 단계별로 대북 경제협력 방안을 제공하겠다는 내용이어서 주목된다.
北 핵 포기하면 식량·인프라 등 '종합선물 세트' 제공
'담대한 구상'의 구체 방안으로 △대규모 식량 공급 프로그램 △발전과 송배전 인프라 지원 △국제교역을 위한 항만과 공항의 현대화 프로젝트 △농업 생산성 제고를 위한 기술 지원 프로그램 △병원과 의료 인프라의 현대화 지원 △국제투자 및 금융 지원 프로그램 등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도 15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북한의 경제와 민생 개선을 위한 윤석열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 제안에 대해 “강력히 지지한다”한다고 밝혔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우리는 평양과의 진지하고 지속적 외교를 위한 길을 열어둔 한국의 목표를 강력히 지지한다”면서 “미국이 한국 및 동맹·파트너 국가와 공유하는 공동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이며 “이 목표를 위해 윤석열 정부와 계속 긴밀히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또 “한·미·일 3국 관계는 여러 방식으로 인도·태평양을 초월한다”며 '한·미·일의 굳건하고 효과적인 3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 인권과 여성 권익 옹호, 기후변화 대응, 회복력 있는 공급망 구축, 역내 안보와 안정 증진, 비확산 체제와 법치 강화가 3국의 공동 목표”라고 말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북한과 비핵화 협상 초기 단계부터 대북 제재가 해제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유감스럽게도 현재로서는 완전히 가정적인 질문”이라며 “(지금은) 외교와 대화가 어떤 모습이고, 무엇을 수반할지에 대해 앞서 나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우리는 대화와 외교에 준비돼 있음을 분명히 했다”며 “외교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근본적 목표를 향해 미국과 북한, 전 세계 동맹과 파트너들이 취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 실용적인 조처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北, 주민 생존 없인 정권도 생존 못함을 깨달아야
반길주 인하대학교 국제관계연구소 안보연구센터장은 "광복절 경축식을 통해 ‘담대한 구상’의 세부적인 아이템이 공개돼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이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냈다"며 "현 정부는 ‘억제’와 ‘외교’를 동시에 병행하는 정책으로 ‘한국형 3축 체계’ 등 군사대비태세 완전성을 통해 북한의 도발을 차단하는 인프라를 구축과 동시에 실체 있는 당근 제공으로 북한 비핵화를 유도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담대한 구상’을 통해 북한은 정권 생존에만 매달릴 것인지 아니면 체제생존을 넘어 북한생존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것인지 선택을 해야 할 ‘공’을 받게 되었다는 얘기다.
반 센터장은 "북한의 핵무기 고도화가 당장의 정권생존에는 나름의 기여를 할지 몰라도 경제발전 등 북한생존에는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북한주민과 북한경제 발전 없이는 북한정권도 있을 수 없다는 점에서 '진짜생존'이 무엇인지를 주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한 한국의 경제발전 인프라 제공 의지는 북한이 이러한 현실을 깨닫는 촉매제라는 점에서 유의미하다"고 설명하고 "특히 현 정부 들어 한미동맹의 결속력이 더 강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시 북한이 ‘실질적 비핵화’ 시 미국으로부터의 다양한 약속도 보장받는데 한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많아졌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우리의 ‘담대한 구상' 제안에 대해 얼마나 진지하고 무게감 있게 받아들이지는 알 수 없지만, 북한의 소위 ‘통 큰 담대한 화답’으로 이어져 한반도 안정과 북한 주민의 생존, 번영의 발판이 될 수 있도록 북한 지도부의 현명한 선택이 필요한 시점으로 관측된다.
다른 북한 전문가도 "북한이 제7차 핵실험 위협 수위를 높여가는 것도 결국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북미대화의 장으로 유도하려는 벼랑끝 전략"이라며 "북한으로선 새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와의 경제적, 안보적 고리를 최대한 활용한다면 바이든 정부에게 북미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시그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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