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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낙태약 사건'…아기 살해 부부와 약 전달책 '심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20 06:00

수정 2022.08.20 06:00

신생아 숨지게 한 부부와 낙태약 전달책 법정
불법 낙태약 유통 문제 드러나며 수사 확대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전주=강인 기자】 전북 전주에서 일어난 불법 낙태약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불법 낙태약을 먹고 조산한 아이를 변기에 방치해 살해한 부부가 유죄 선고를 받았고, 낙태약을 임산부에게 전달한 20대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해당 사건으로 불법 낙태약이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된 정황이 드러나며 약물 오용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검찰은 불법 낙태약을 판매하고 유통한 조직을 쫓고 있다.

낙태약 먹고 변기에 출산, 아기 방치해 살해한 부부


최근 전주에서는 시민들의 공분을 일으킨 사건이 발생했다.


불법 낙태약을 먹고 조산한 아기를 변기에 방치해 살해한 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A씨(27·여)는 지난 1월8일 오후 6시45분께 전주시 덕진구 한 아파트 화장실에서 아이를 출산한 뒤 변기에 방치해 숨지게 했다.

A씨가 임신 8개월에 인터넷에서 불법 구매한 낙태약을 먹고 집 화장실에서 아이를 출산한 것이다. 낙태약 구매 비용 180만 원은 사실혼 관계인 남편 B씨(42)가 부담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와 B씨는 아이 출산을 원치 않아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 당시 A씨와 B씨는 출산한 아이를 양변기 물에서 30분 동안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 이들은 자신의 범행을 숨기기 위해 "집에서 아이를 낳았는데 숨을 쉬지 않는다"며 뒤늦게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아기의 사망 경위에 수상함을 느끼고 수사에 나섰다. 수사기관은 의사 소견과 여러 정황을 근거로 이들 부부가 고의로 아이를 숨지게 한 것으로 판단했다.

A씨 부부는 조사 초기 범행을 부인했지만 거듭된 추궁에 혐의를 인정했다.

전주지법은 지난 6월 A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갓 태어난 아이의 생명도 함부로 생사가 결정돼선 안 된다는 점에서 피고인의 죄질은 매우 불량하다"면서도 "사체를 유기하지 않고 늦게나마 신고를 한 점, 구속된 상태에서 반성하고 있었던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낙태약 전달한 20대 징역 3년 구형

A씨 부부 사건은 불법 낙태약이 유통에 대한 수사로 확대됐다.

이에 낙태약을 국내 구매자들에게 전달한 20대가 검거됐다.

불법 낙태약 전달책인 C씨(29)씨는 최근 결심공판에서 징역 3년을 구형받았다.

전북 전주지법 형사5단독 심리로 열린 지난 17일 공판에서 검찰은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C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C씨는 지난해 10월부터 불법 낙태약이 담긴 중국발 국제우편을 받아 국내 구매자들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 4월 국내에 거주하는 구매자 20여 명에게 약물을 택배로 배송하고 수백만 원의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체포 당시 C씨 자택에는 시가 1억 원 상당의 불법 낙태약이 보관돼 있었고, 1개당 30만 원 상당의 금액을 받고 배송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중국산 불법 낙태약 판매조직으로부터 지시를 받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C씨 변호인은 "피고인은 택배 발송만으로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현혹돼 이 사건에 가담하게 됐다. 나중에서야 이 약이 건강보조식품이 아닌 불법 약물인 줄 알았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피고인이 2개월간 구금돼 있으면서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해 선처해달라"고 호소했다.

C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9월14일 열릴 예정이다.


한편 검찰은 중국에 있는 판매업자가 국내 전달책과 상담책 등 조직적 형태를 가지고 SNS 등을 통해 국내에 불법 낙태약을 유통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불법 낙태약을 830여 명에게 판매한 판매조직 검거에 나섰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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