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3세 의붓아들을 폭행해 숨지게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7년을 선고받은 계모 A씨가 항소심 첫 변론기일에서 "술에 취해 기억하지 못한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이규홍 부장판사)는 17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와 친부 B씨에 대한 첫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A씨 측 변호인은 이날 "아동학대 등에 대한 혐의는 인정하지만 아동학대살해에 대해서는 기억이 안 난다는 취지"라면서 "살인 고의가 있었던 것이 아니다. 아동학대살해가 아닌 아동학대치사로 처벌받아야 한다"고 항소이유를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자신의 폭행으로 인해 피해 아동이 사망할 위험이 있다는 걸 인지하지 못했다"면서 "피해 아동을 살해하는 고의가 미필적으로나마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범행 당시 A씨는 소주 3병, 맥주 3병으로 술에 만취해 심신상실은 아니더라도 심신미약 상태였다"며 "1심에서의 징역 17년은 형이 지나치게 무겁다"고 말했다.
검찰은 "만 3세에 불과한 피해 아동을 상대로 용납할 수 없는 폭력을 행사해 살해했고, 친모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것을 고려할 때 양형이 지나치게 가볍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서울 강동구 천호동 자택에서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3세 의붓아들의 복부를 여러 차례 가격해 직장 파열 등으로 사망케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는 혈중알코올농도 추정치 0.265%의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범행 이전에도 A씨가 두 차례나 도구나 신체를 이용해 피해 아동을 폭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1심은 "미필적으로나마 살인 고의가 있었다"며 A씨에 대해 징역 17년을 선고하고 20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함께 재판을 받은 친부 B씨에게는 징역 4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내렸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