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작은 간식거리 하나도 칼로리 확인이 필수인 시대, 이제 소주·맥주 칼로리도 과자나 음료수처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새 정부 첫 소비자정책위원회를 주재하고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열량을 표시하는 내용의 협약(MOU)을 주류 업계와 체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19년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소주 1병(360㎖)의 평균 열량은 408㎉, 맥주 1병(500㎖)은 236㎉다. 소주 2병을 마시면 하루 영양성분 기준 섭취량(2000㎉)의 절반 가까이 채우는 셈이다. 라면 1개의 열량은 500㎉ 안팎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처럼 높은 칼로리에도 주류가 다른 식품과 달리 제품 표면에 칼로리 등 영양 정보가 표시돼 있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
공정위는 주류 제품의 칼로리 표시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식약처·주류업계 등과 협의해 '자율 표시' 유도로 선회했다고 전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협약에 연 매출액 120억원 이상 주류 업체 대부분이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작년 매출액 기준 시장 유통 주류의 약 72%를 차지한다. 따라서 카스, 테라, 클라우드, 참이슬, 처음처럼, 좋은데이 등 소비자에게 널리 알려진 소주·맥주 대부분 칼로리 표시 대상이 된다.
주류업계는 내년 병에 든 소주와 맥주부터 칼로리를 표시할 예정이다. 캔 용기는 재고가 소진된 후 추진하기로 했다.
수입 맥주는 2024년 이후부터, 와인은 대형마트 유통 제품부터 칼로리를 표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탁주와 약주는 내년 1월 1일부터 일괄적으로 칼로리를 표시한다.
식약처는 다음 달 중으로 식품 등의 표시기준 개정안을 마련해 주류 기업들이 여러 영양성분 중 칼로리만 표시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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