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2시 대규모 집회 열어
깊어지는 갈등... 사측과 조합원 입장차 좁히지 못해
하이트진로 측 피해 갈수록 늘어...일부 조합원들 고소해
깊어지는 갈등... 사측과 조합원 입장차 좁히지 못해
하이트진로 측 피해 갈수록 늘어...일부 조합원들 고소해
[파이낸셜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하이트진로 본사를 사흘째 점거 중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화물연대가 부분 파업을 시작한 5월부터 이달까지 4개월째다. 이에 따라 하이트진로의 직간접적 피해 규모가 100억원을 훌쩍 넘는 등 커지고 있다.
이처럼 피해가 커지고 있지만 노사가 좀처럼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서 파업은 장기화하는 분위기다.
18일 오후 화물연대는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고공농성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경찰 추산 인원 1000여명이 모였다.
결의대회는 하이트진로 본사 앞 도로 3차선을 막고 진행됐다. 옥상에는 고공농성자 10여명의 광고판에 걸터앉아 집회를 지켜봤다.
집회 참여자들은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 "집단해고 손배소송 하이트자본 박살내자", "노조파괴 비호하는 윤석열정부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10개 기동대 600명의 경력을 배치해 만일의 상황을 대비했다.
하이트진로 본사가 점거된 것은 이날로 사흘째다. 그렇지만 파업은 이미 지난 3월 하이트진로의 화물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명이 화물연대에 가입하고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지난 5월 부분 파업에 이어 6월 총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그간 △운임 30% 인상 △공병운임 인상 △차량 광고비 지급 등을 요구해왔고, 최근 들어서는 △사측의 조합원 계약해지 철회 △본사가 조합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철회 △업무방해 가처분신청 철회도 촉구하고 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발언에 나선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대한민국 1위 주류업체는 하이트진로는 작년 39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노동자들은 15년 전 임금을 그대로 주면서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홍천강, 광고판으로 내몰았다"며 "이런 악랄한 자본을 비호하고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정권에 맞서 투쟁을 시작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하이트진로는 화물연대의 본사 건물 진입에 대해 '무단점거'라고 비판하며 영업방해, 건조물침범 등 고소를 검토하는 등 강경한 입장이다.
이미 화물연대의 부분 파업이 있었던 지난 5월부터 경기 이천과 충북 청주에 있는 하이트진로 공장에서 농성이 이어진 지난 6월까지 하이트진로의 실질적인 손실 규모는 50~60억원 수준으로 하이트진로 측은 판단한다. 여기에 이미지 실추 등 간접적인 손실까지 하면 피해액이 100억원을 훌쩍 넘는다는 설명이다. 더구나 이달 2일부터는 강원공장 일대에서도 파업이 진행됐고 본사까지 점거되면서 피해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업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하이트진로 측은 화물연대 조합원들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 이천·청주공장 업무방해가처분 신청을 했고 화물연대 조합원들에 27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타협점을 찾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지만 쉽지 않은 분위기다. 실제 화물연대가 하이트진로 본사에서 고공농성 돌입 후 사측과 노조는 10여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화물연대 측의 쟁의 행위가 진행되는 상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수양물류쪽에서 지속적으로 대화를 하고 있다"며 "불법적인 부분은 공권력이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라며 본사 불법점검 상황에 대해서 영업 방해 건조물침범 등 고소를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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